2026년을 맞아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새해 벽두에 열렸다.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모 단체의 단체장이 새해 경제 전망과 함께 인사말을 전하는데, 그의 입술이 심하게 부르튼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회장의 모습이 말이 아니었다. 못 먹어서도, 치료를 받지 못해서도 아닐 것이다.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쉼 없이 수고해 온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는 온 국민이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뢰하고 따를 만한 지도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나라가 혼란스럽고 분열과 대립이 깊어질수록, 그분의 말이라면 질책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따를 수 있는 ‘원로’가 없다는 한탄을 자주 듣는다. 우리는 지금 지도자 빈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때에 한국교회를 바르게 섬기며 이 사회에 영적 감화를 끼칠 지도자를 갈망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교계에는 의외로 빛나는 보석과 같은 지도자들이 숨겨져 있다. 필자 역시 목회와 교계 사역을 통해 많은 목사와 장로들을 만나며 때로는 실망을, 때로는 깊은 감화를 받곤 한다. 그 만남들은 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계기가 된다.
첫 번째로 교계의 한 목사님은 매월 한 차례 많은 후원자들이 모이는 후원회 조찬기도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분은 1년에 12회 열리는 조찬기도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 이른 시간부터 나와 참석자들을 입구에서 맞이한다. 크고 많은 교회 안팎의 사역이 있음에도 맡은 직책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가질 만한 교회의 목회자로서 먼저 나와 안내하는 그 겸손한 모습은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모든 이들을 자연스럽게 순복하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두 번째로 필자가 한 기관의 이사로 처음 이사회에 참석하던 날, 이사장은 회의장 문 앞까지 나와 직접 환영해 주었다. 낯설고 조심스러웠던 마음은 그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신임 이사는 어떤 의미에서 약한 존재다. 겸손한 섬김은 그 약자를 붙들고 세우는 힘이 된다.
이사회가 거듭될수록 그의 리더십은 더욱 분명해졌다. 민감한 현안 앞에서도 일방적이지 않았고, 모든 의견을 경청하며 갈등을 조율해 합의에 이르렀다. 언성이 높아지거나 얼굴이 굳어지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의 뒤를 이은 후임 이사장 또한 같은 리더십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세 번째로 만나기만 하면 기다려지는 한 목회자가 있다. 그는 동석한 이들을 아낌없이 칭찬하고 격려한다. 약한 사람, 힘든 사람 곁에는 언제나 위로자처럼 서 있다. 그는 늘 웃는다. 웃지 않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가 섬기는 교회의 성도들이 왜 행복한지 알 것 같다. 그는 대학에서 리더십을 강의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이구나!’
이들은 모두 덕인(德人)이요 덕장(德將)이다. 덕망으로 사람을 이끄는 지도자들이다. 이런 리더십 앞에서는 저절로 존경이 생기고, 나 또한 닮고 싶어진다. 인품과 도덕성, 균형감각과 영성을 갖춘 덕장이 교계에 더 많이 세워지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기대해 본다.
진정한 리더십은 독재도 아니고 군림도 아니다.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빌 2:3) 예수님의 마음에서 나온다.
“하나님,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하며 따를 지도자를 이 나라와 한국교회에 허락하옵소서.”
김영철 목사
<월드비전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