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내심 앞에 선 평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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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기의 출범은 언제나 새로운 기대를 불러온다. 그러나 그 기대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출범의 선언보다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제85회기의 출범 역시 조직의 한 회기를 넘어, 오늘 한국교회 평신도 운동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이번 회기의 주제로 제시된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는 말씀은 익숙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이는 단순한 활동의 독려가 아니라, 교회 안에 머무르기 쉬운 신앙을 삶의 현장으로 돌려세우는 요청이다. 평신도가 파송된 존재라는 인식은 신앙이 예배당 안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자리까지 이어져야 함을 분명히 한다.

오늘 한국교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다시 성찰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교회 안에서는 열심히 봉사하지만, 삶의 자리에서는 신앙이 분리되는 모습도 적지 않다. ‘보내심’이라는 언어는 바로 이 간극을 향한 질문이다. 교회 안의 신앙이 가정과 일터, 사회 속에서도 같은 무게로 살아내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평신도 리더십은 말보다 태도로 드러난다. 연합과 섬김을 말하면서도 현장에서 신뢰를 잃는다면 그 언어는 힘을 갖기 어렵다. 신앙은 주장으로 증명되기보다 반복된 선택 속에서 신뢰를 쌓아 간다. 이 점에서 현장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은 시의적절하다.

이 과정에서 용서와 사랑은 여전히 중요한 신앙의 덕목이다. 그러나 그것이 원칙을 흐리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 역시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드러내는 기준이 된다. 용서는 무질서를 덮는 선택이 아니라 관계를 살리기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이어야 하며,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태도여야 한다.

남선교회의 역할은 교회 내부의 결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적 갈등이 깊어질수록 평신도는 신앙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 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된다. 정의와 책임, 절제와 배려는 구호로 외칠 때보다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더 설득력을 갖는다. 평신도의 신앙은 결국 사회 한가운데서 그 진정성이 시험받는다.

제85회기의 출범은 하나의 선언이기보다 질문에 가깝다. 우리는 정말 보내심을 받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익숙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계획이나 슬로건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보내심을 말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이 남는다.

보내심의 고백이 말에 머물지 않고 삶으로 이어질 때, 평신도의 신앙은 다시 현장을 향하게 된다. 그럴 때 이번 회기는 기대보다 책임으로, 선언보다 실천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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