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연약함의 끝에서 피어난 르완다의 푸른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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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아프리카 케냐를 향한 선교의 여정은 인간의 계획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열심에 의해 기록된 시간이었습니다. 김경수 선교사님 섬기시는 사역지를 향해 교회 문을 나설 때만 해도 제 마음은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자 하는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제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저의 철저한 무력함을 보게 하셨습니다. 짐을 부치고 체크인을 마칠 무렵, 예기치 못한 육체의 고통이 저를 덮쳤습니다. 머리를 짓누르는 심한 두통과 온몸을 감싸는 뜨거운 열기 속에 저는 공항 진료실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았음에도 육체의 연약함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습니다. 담임목사로서 선교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이대로 길을 떠나는 것이 과연 주님의 뜻인지에 대한 깊은 고뇌가 제 영혼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나는 여기서 멈추고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마음을 스쳤습니다.

그러나 그때 제가 발견한 것은 저의 의지가 아닌, 선교팀원들의 마음속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하나님의 선교’를 향한 확신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뒤를 돌아보거나 멈춤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앞을 향해 열려 있는 선교의 지평만을 바라보는 그들의 마음을 통해, 저는 이 선교의 주인이 제가 아닌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건강조차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인정하며, 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비행기 탑승구 앞에 섰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뜻밖의 방식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은총을 경험했습니다. 승무원들에게 저희 선교팀이 저의 사정을 이야기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비즈니스석이라는 예비된 쉼터를 통해 저의 연약함을 보듬어 주셨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몸을 누이며 저는 깊은 안도감과 함께 뜨거운 감사를 느꼈습니다. 육체의 회복은 단순히 약의 기운이 아니라, 저의 약함을 통해 당신의 강함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배려였습니다. 그 특별한 돌보심 속에 저는 케냐에서의 일정을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하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날의 작은 순종은 거대한 하나님의 역사로 이어졌습니다. 케냐에서 시작된 복음의 불길은 르완다로 번져갔고, 우리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르완다 땅에 거룩한 신학교를 건축하는 영광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 교회가 가장 마음을 쏟아 후원하는 그 땅의 사역들을 보며, 저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열방 중에 높이는 일을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온 마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는 인간의 강함으로 성취하는 과업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맛본 자들이 그 즐거움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내딛는 사랑의 발걸음임을 고백합니다. 공항에서의 그 고통스러웠던 순간조차 하나님의 위대한 드라마의 한 조각이었음을 떠올리며, 오늘도 제 약함을 통로 삼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선교하는 교회를 축복하시고 당신의 백성을 통해 열방의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는 삶이 제게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김태호 목사

<운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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