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걷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이동할 수 있어서 동물일진대 이동 수단인 걷기가 수월치 않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이 어디 더 있겠는가? 별 생각 없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평생을 걸어 다니며 살았다. 장애인들의 고통도 아주 가까운 사람이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관심 없이 살아왔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당연한 줄 알았던 이 걷기라는 것이 문제를 일으키며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충격이고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올 것이 왔건만 무슨 날벼락이라도 맞은 기분이다. 아직이야 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건만 예전 같지 않게 불편한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무릎이 심상찮게 불편해져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퇴행성 관절염 기가 있다며 약을 주고 주사를 놓고 물리치료를 해준다.
두 달을 넘게 다녀도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불편하고 무릎이 뒤로 꺾여지는 각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왼쪽 무릎이 뒤로 접히지를 않고 조금만 접어도 땡겨서 아파 오니 접을 수가 없다.
의사선생님께 왜 이렇게 안 나아지냐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더니 그만큼 걸어다니는 것만도 다행 아니냐고 반문한다. 아아 이제 이렇게 괴로우면서 치료로 달래가며 살아야 된다는 진단이로구나 싶었다.
순간 처연해지는 마음을 달랠 길 없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하기야 80년을 넘게 잘 썼으니 고장이 난들 도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맞으련만 처량한 생각에 콧날이 시큰해진다.
감사와 순종이라는 것을 입으로는 잘 말하면서도 막상 받아들여야 할 이 순간에 어찌 이리도 마음이 심란하단 말인가? 100세 시대라는데 잘 걷지 못해서 가고 싶은 곳에 가지도 못하면서 오래 살게 된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아닙니다 하나님, 이만큼 허락하신 것만도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 소관이시니 그저 선하게만 인도하시옵소서.
기도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걷게 하실 동안에 아끼면서 하나님 뜻을 헤아려 살도록 더 애써야겠구나,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시옵소서. 조금씩 스트레칭 해 가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순종하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