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네 의복이 붉으며” “그의 복장을 포도즙에 빨며”라는 말씀은 주님을 지칭한다. 주님께서 홍포(紅袍)를 입으셨다. 우리의 죄악은 진홍 같이 붉다. 주님께서는 친히 나무에 달리셔서 우리의 죄악을 지시고 그 수치를 당하셨다. 어린 양의 피에 나의 의복을 빨고 희게 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웠다. 가시는 환난(患亂)을 뜻한다. 이삭을 제물로 드릴 때 수풀에 걸린 양(羊)의 모형이다. 갈대를 그 오른손에 들렸다. 갈대는 왕의 규(圭)를 가리킨다. 거룩하신 주님을 조롱하려는 의도다. 왕의 위엄과 상징을 조롱한 것이다.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해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그의 왕권을 조롱했다.
손등에 입을 맞추어 충성을 표시하는 대신에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쳤다. 왕권을 상징하는 가짜 규(圭)로 고통을 가한 것이다. 주께서 결박당하시고 정죄되시고 침뱉음과 내리침을 당하신 것은 무엇인가! 아~! 모두 나의 허물과 죄악 때문이다. 우리를 대신해 받으신 고초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갔다. 제단에 드려질 희생 제물이 되셔서 도수장(屠獸場)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이 되셨다. 그들은 온갖 모욕과 수치로 주님을 만물의 찌꺼기로 대했다. 구레네 시몬에게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했다. 구레네 시몬과 그의 후손들은 후에 초대 교회의 신실한 지도자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그에게 음료를 주었다. 사형에 처해지는 죄수들에게는 포도주를 마시게 하는 것이 상례(常例)였다. 그들은 쓸개를 타서 더 쓰고 시게 만들어 주님께 마시게 했다. 우리 주님은 이 쓰디쓴 것을 입에 대셨다. 우리의 죄는 독초와 쓴 쑥의 뿌리와 같다.
그들은 의복을 나누어 가졌다. 제비 뽑아 나누었다. 머리 위에 죄패(罪牌)를 붙였다. ‘유대인의 왕’이라 쓰고 조롱했다. 강도들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스도를 정죄한 자신들의 불의를 상쇄(相殺)하고자 함이었다. “그가 범죄자 중의 하나로 헤아림을 받았음이니라.” 그들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도 모욕이었다. 지나가는 일반 백성들도 한 마디씩 하며 모욕했다.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성전을 헐고 사흘 만에 짓는 자여 네 자신이나 구원하라.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네가 가졌다고 자랑하는 그 힘이 진정 네게 있다면 지금이 그 힘을 발휘할 때가 아니냐? 그것을 증명해 보아라.’ 유대교의 지도자들인 대제사장, 서기관, 장로들이 함께 주님을 희롱했다.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그는 이스라엘의 왕이로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 올지어다. 그리하면 우리가 믿겠노라.” 모욕을 완성하려는듯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가 욕했다.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할지어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형언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 일시적으로 아버지께 버림을 받으셨다. 가장 쓰라린 수난이었다. 해가 세 시간 동안 빛을 잃었다.
우리 시간 계산법으로 아침 9시~12시 사이에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오후 3~4시 사이에 운명(殞命)하셨다. 유월절 어린 양이 죽임을 당하신 시간이었다. 성소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었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혔던 담이 제거된 상징이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새로운 구원과 생명의 길이 열렸다. 이 일에 동원되고 참여한 원수들이 찔림을 받았다. 두려운 공포를 느꼈다.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고귀한 이방인의 고백이 나왔다.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한국장로문인협회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