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으로 살아있다] 세 번의 잇단 위기 중에서 감사

Google+ LinkedIn Katalk +

두 번째 위기는 간성혼수와 고열로 실려 갔던 저녁 때였다. 급보를 듣고 달려온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이를 어째! 이를 어째!” 하는 소리가 귓전에 선명하게 맴돈다. 귀는 펄펄하게 살아 있는데 의식은 하늘에 퍼지는 기적소리처럼 어렴풋이 꺼져 간다. 저 앞에 한 점이 느껴졌다. 죽음의 문이다. 죽음의 문으로 미끄러지는 짧은 순간, 의식이 날아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내 인생의 조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함께 날아드는 생각들 – 어린 자식들은 푸접없는 세상 파도를 어찌 헤치며 살아갈지, 그 어린 자식들 안고 살아갈 불쌍한 아내, 마흔도 못 넘기고 죽어야하는 이 억울함, 원통함…. 그런데 마지막 순간 죽음의 문 앞에서 파고드는 안도감이 있다. ‘내 자식과 아내는 하나님이 나보다 더 잘 돌보시고 키우신다. 그리고 죽는 내게는 영생의 약속이 있지! 예수 믿기를 이렇게 잘했구나!’ 이때처럼 예수 믿기를 잘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예수를 왜 믿어야 하는지 이 순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예수를 믿는 자에게 보장된 천국이 죽음의 문 앞에서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래서 아내가 내게 예수를 전해준 것을 가장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이것이 예수를 전하는 자의 보람이요 복이다.

사고사를 당하지 않는 한, 누구나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나와 같이 ‘죽음의 한 점’에 맞서게 될 것이다. 그때 영생의 위로를 받는 사람은 복된 인생이고, 반대로 허망하고 후회스러운 마음이 드는 사람은 망한 인생일 것이다. 여기에 오늘 삶을 돌아보고 영생의 약속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는 순간, 날아갔던 의식이 다시 날아왔다. 깊은 마취의 흑암에서 의식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최초의 순간, 바로 그 점은 어둠에서 빛으로 솟구치는 점이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점이다. 간성혼수와 고열로 두 번째 위기를 겪던 저녁, 의식이 꺼져 가던 점, 그리고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 의식이 날아오던 그 점, 그 희비의 교차점을 경험하면서 삶의 엄숙을 배운다. 나는 소생했다. 그러나 언젠가 다시 죽는다. 그래서 나의 한 삶에는 엄숙할 수밖에 없다. 어디 나만의 얘기겠는가?

김은진 목사

•홀여성선교회 회장

•마곡성은교회 담임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