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나이 ‘일흔’에 절대 가서는 안 되는 세 곳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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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역경(逆境)은 대개 ‘입’과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남의 잘된 소식을 들으며 진심으로 축복하지 못하고 마음 한구석에서 시기심(猜忌心)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내 영혼에 독(毒)을 치는 것과 같습니다. 또 내가 가진 것을 뽐내며 남에게 박탈감을 주는 것 역시 매우 큰 잘못을 짓는 일입니다. “나 왕년에 이랬던 사람이야. 우리 아들이 이번에 상무(常務)가 됐어!” 등과 같은 말들은 그 순간에는 달콤할지 모르나 결국은 타인의 원망과 질투(嫉妬)라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내게로 끌어오는 행위일 뿐입니다. 

한국 사회는 유독 ‘체면’과 ‘비교’에 민감합니다. 하지만 ‘일흔’이라는 나이는 그 체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 나이입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가 내 마음을 어떻게 보느냐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잔칫집의 소란스러운 소음은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가로막습니다. 술[酒]기운에 실려 보낸 시간들은 다음 날이면 지독한 공허함으로 돌아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는 ‘넓이’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합니다. 진심어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한두 명이면 족하다 하겠습니다. 그 외에 나를 증명해야 하고 나를 포장해야 하는 자리는 과감히 발길을 끊으십시오. 진정한 품격은 ‘금테 두른 안경’이나 ‘비싼 시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맑은 정신과 타인을 배려하는 고요한 태도에서 나옵니다. 에너지가 고갈된 노년에 그런 불필요한 장소에 가서 기운을 뺏기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시기와 질투의 불꽃을 피우는 것에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런 결단이 바로 내 노년의 품위를 지켜 평온한 내일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자신을 화려하게 꾸며줄 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힐 수 있는 장소를 찾으십시오. 그곳이 바로 ‘일흔’이라는 나이에 당신이 머물러야 할 진정한 자리입니다. 인생의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드는 무렵에 우리가 두 번째로 경계해야 할 곳은 바로 《분쟁의 현장》입니다. 특히 ‘자식들의 다툼’이나 ‘정치적인 견해’로 다툼이나 시비(是非)가 엇갈리는 장소에 깊이 발을 들이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부모된 마음으로 자식들 간에 갈등이 생길 경우, “내가 한 마디해서 바로 잡아야지!”하는 책임감이 앞설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0년을 살아보니 노년의 가장 큰 지혜는 노인이 개입해야 할 때보다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데 있습니다. 자식들이 성인이 된 후에 겪는 갈등은 그들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불협화음(不協和音)입니다. 부모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거나 훈수(訓手)를 두는 순간 갈등은 해결되기보다 오히려 부모를 향한 원망으로 번지기 일쑤입니다. 

자식들의 인생은 그들이 책임져야 할 몫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갈등 속에 뛰어들어 마음을 끓이고 화를 내는 것은 마치 남의 무거운 가방을 대신 메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느라 내 무릎이 깨지는 것과도 같습니다. 또한 동네 사람들이나 주변 지인들의 시비가 있는 곳도 멀리하십시오. 누군가를 비난하고 편을 가르고 억울함을 토로(吐露)하는 그 부정적인 에너지의 소용돌이는 생각보다 파급효과(波及效果)가 큽니다. 

‘일흔’이라는 나이는 주변의 기운에 쉽게 영향을 받는 시기입니다. 부정적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기운은 탁(濁)해지고 심장은 불필요하게 두근거립니다. “나만 안 그러면 되지.”하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기 이미 그 파동 속에 들어가는 일입니다. 노년의 입술은 지혜를 전하고 축복을 빌어주는 데 써야지, 누군가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칼날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뱉은 날카로운 말 한 마디는 부메랑이 되어 내 노년의 평화를 깨뜨리게 됩니다. 내 친구의 가치를 아는 노년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타인이 시비를 걸어오면 그저 미소짓고 피하십시오. 그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삶의 이치를 깨달은 자의 ‘여유’입니다.     

※김형석 교수께서 주시는 말씀을 다음 주 ‘하편(下篇)’에서 끝맺고자 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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