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나이 ‘일흔’에 절대 가서는 안 되는 세 곳 (下)

Google+ LinkedIn Katalk +

나이가 들어서 대접받고 싶다면 먼저 내 마음에 평정심(平靜心)을 유지해야 합니다. 억울한 일이 생겨도 ‘그럴 수도 있겠지’하고 넘길 수 있는 ‘넉넉함’이 필요합니다. 굳이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애쓰지 마십시오. 세월이 흐르면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고 내가 지킨 고요함은 내 얼굴에 ‘인자한 주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에너지를 남의 싸움을 구경하거나 참견하는 데 낭비하지 마십시오. 그 대신 나 자신의 내면을 돌보고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마음속으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일흔’의 나이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피해야 할 곳은 눈에 보이는 장소라기보다 “우리 마음속에 깊이 박힌 과거의 그림자”입니다. 특히 왕년에 화려했던 시대를 추억하며 현재의 초라함을 자책(自責)하게 만드는 장소에 찾아가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면 옛날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100년을 살아보니 분명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손님일 뿐이며 그 손님을 붙잡고 앉아서 현재를 낭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70’이라는 나이는 이제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아니라, 내 앞에 남은 생의 조각들을 얼마나 맑고 투명하게 닦아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과거의 영광이 깃든 곳에 자주 발걸음을 하다 보면 현재 나의 모습이 자꾸만 작아 보이고 비참해지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고문(拷問)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더욱 위험한 것은 원망의 장소를 서성이는 것입니다. 내게 금전적인 손해를 입혔던 사람, 내 자존심을 짓밟았던 이들과 연관된 곳을 찾아가거나 그 기억을 되새기는 행위는 내 영혼에 스스로 상처를 내는 일입니다. 

사람에 대한 원망은 무거운 돌덩이와 같아서 그것을 품고 있으면 결코 평온의 바다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일흔’의 나이에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데 에너지를 쓰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손실입니다. 그것은 나의 복을 깎아 먹고 내 몸의 병을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설령 누군가 나를 모욕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의 관심사일 뿐, 나의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결론으로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기억의 정리를 시작하십시오. 서랍 속에 쌓인 낡은 물건을 버리듯,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 과거의 장소와 인연들을 하나씩 놓아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곳은 30년 전의 전성기가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놓인 따뜻한 찻잔과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입니다. 과거의 나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현재의 내가 보입니다.  

이제 이야기를 맺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70’이라는 나이에 왜 우리가 ①‘허영의 자리’ ②‘분쟁의 장소’ ③‘과거의 무덤’을 멀리해야 하는 지 이해가 되시는지요? ‘일흔’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황혼기가 아니라, 불필요한 집착(執着)을 벗어버리고 알맹이만 남는 참으로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제가 100년 넘는 세월을 살아보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은 ‘예금통장의 잔고’도, ‘자식의 성공’도, ‘왕년의 명예’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 마음의 평강(平康)』이었습니다. 그저 살아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그 상태 말입니다. 

노년의 삶은 흔히 황혼에 비유되곤 합니다. 하지만 황혼은 단순히 행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낮 동안의 뜨거웠던 열기가 가라앉고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색깔로 물드는 시간입니다. 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여러분 부디 평안하십시오. 그리고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의 삶은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오늘 제가 드린 이 소박한 ‘권고(眷顧: 돌아봄)’들이 여러분의 남은 여정(旅程)에 걸음을 인도하는 작은 ‘지팡이’가 되길 바랍니다. 제 이야기를 경청해 주셔서 감사하였습니다. 

※우리 생애에 ‘김형석’ 어르신 같은 분을 만나서 후학으로서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요, 분에 넘치는 축복이었습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