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지 한인자녀 현안 속 국가 역할 모색

본 교단 총회(총회장 정훈 목사)는 지난 4월 1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05호에서 ‘외면된 아이들: 미인지 한인자녀의 국적 권리와 국가의 책무’라는 주제로 제1차 콜로키움을 열었다.
총회 사무총장 최상도 목사의 사회로 사무총장 인사, 총회 도농사회처 총무 류성환 목사가 ‘코피노 등의 국적 취득(인지) 개선의 필요성’,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국적과 이호수 사무관이 ‘국적법과 인지제도 소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류성환 목사는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법률적 지위나 정상가족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 왔지만, 이는 결국 아동의 권리를 뒤로 미루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류성환 목사는 “이 문제를 처벌 중심으로 접근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포용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개인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인지 한인자녀의 어머니들을 부도덕한 존재로 바라보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대다수는 아이를 끝까지 지켜낸 책임 있는 부모”라고 말했다.
이호수 사무관은 국적법상 절차를 설명하며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 사무관은 “혼인 외 출생 자녀의 경우 민법상 인지와 국적 취득 신고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며 “다만 절차가 복잡하고 외국 국적 포기 의무 등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호수 사무관은 “현재 미성년 자녀의 경우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출생 시로 소급하는 방식은 다른 법률과의 충돌 등 법적 안정성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한국동남아학회 김동엽 교수가 ‘필리핀 체류 한인 혼혈자녀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재단법인 동천 권영실 변호사가 ‘보이지 않는 가족, 인정받지 못한 권리’, 이주민센터 친구 이진혜 변호사가 ‘아동 인권보호의 주체로서의 국가의 책무’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동엽 교수는 용어와 인식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코피노’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부정적 낙인을 내포하고 있다”며 “보고서에서는 ‘한-필 자녀’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김동엽 교수는 “언론에서 1만 명, 5만 명 등 다양한 수치가 제시되지만 정확한 근거는 부족하다”며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는 약 1천 명 내외로 파악되지만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들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며 “정체성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안을 ‘문제’로 규정하기 보다 이미 존재하는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필요로 할 때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무분별한 공론화는 오히려 부정적 낙인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실 변호사는 “혼인 외 자녀는 출생신고 자체가 어려워 국적 취득과 복지 접근이 지연되는 구조”라며 “외국인 모 역시 체류 자격과 경제적 문제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과 국적 취득 절차 간소화, 체류 자격 안정화, 범칙금 감면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혜 변호사는 “출생등록될 권리는 국제협약과 헌법재판소 판단에서도 확인된 기본권”이라며 “국적 취득 과정에서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아동의 권리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이는 국가가 책임 있게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해외 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법률 지원, 양육비 확보, 교육 지원 등 실질적 보호 체계를 마련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의응답에서는 재외동포청이 정책 추진을 위한 데이터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상자 규모에 대한 구체적 자료 부족과 범부처 협력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토론에서는 접근 방식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미인지 한인자녀 문제를 부정적 시각에서 확대하기보다 당사자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공론화 과정에서 낙인 강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총회는 향후 청년 교류 등 관련 사업을 당사자 중심으로 추진하고, 전문가 및 관계 부처와 협력해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회는 이번 콜로키움을 계기로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 논의를 지속 할 계획이며, 오는 4월 29일 2차 콜로키움을 통해 교회와 사회의 구체적 역할을 추가로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총회장특별사업 TF팀은 이번 1차 콜로키움에 이어 오는 4월 29일 교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2차 콜로키움을 개최한다. 또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미인지 한인자녀 초청 환대행사를 서울과 여수에서 진행한다.
/박충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