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면서 여러 모양의 헌금을 하게 된다. 이렇게 표현해서 불경스러운 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헌금이라는 말 속에는 마음도 함께 들어가며 헌신도 같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 중의 하나가 교회의 여전도회가 장을 펴는 선교를 위한 바자회가 아닐까 싶다.
우리 교회 바자회 날, 신경을 써서 다른 일을 만들지 않았다. 준비하고 애쓰는 회원들을 위해서라기보다 선교헌금하는 마음으로 꼼꼼히 보고 되도록 많이 무엇인가를 사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교회 마당에 들어서니 큰 장이 이미 열려 있다. 처음부터 자세히 살피고 아는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둘러보기 시작했다. 형편에 크게 과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것들을 좀 미리 사두기로 하고 천천히 걷는다.
마침 목사님들이 앞에 가시기에 음식을 조금 사서 쫓아가 전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언제 저 어른들을 대접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인가 생각하니 오늘 이렇게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몇 걸음 가는데 잘 아는 권사님이 목걸이를 들고나와 걸어주며 만 원만 내란다. 기쁘게 지갑을 열었다. 블라우스가 눈에 띄기에 얼마냐니까 천 원만 내란다. 하도 기가 막혀 그렇게 팔아서 어떡하느냐니까 많이 빨리 팔면 된다는 것이다. 크기가 맞지 않으면 누구를 주어도 좋을 것 같아 그것도 장바구니에 넣었다.
메밀전을 부치던 박 권사가 한쪽을 떼어 입에 넣어 준다. 그것도 한 주머니 샀다. 최 권사가 웃는다. 그 앞에 순대가 있어 반갑게 사서 식탁으로 오니 권사들이 국수와 비빔밥을 나누어 먹고 있다. 순대를 펴놓고 함께 먹자고 권했다. 옆의 권사가 비빔밥을 덜어 주어 감사하게 먹었다. 순대를 함께 나누어 먹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자연스레 좋은 식탁이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열무 물김치를 한 봉지 사서 보태니 짐이 좀 무거워졌다. 족발도 있고 팥죽도 먹고 싶은데 배가 불러 먹을 수가 없다. 와플을 굽는 조 권사가 웃기에 와플 하나를 맛있게 사먹으니 근사한 후식이 되었다. 이것저것 사들었더니 팔이 뻐근하게 장바구니가 무겁지만 마음은 깃털 같이 가볍다. 주일에 비싼 목걸이를 미리 샀으니 이 정도로 받아 주시라는 기도를 드린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