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98만 7000가구(전체 중 29.8%)였던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올해 기준 617만 가구로 처음으로 6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 중 비중으로는 30.3%다. 바야흐로 ‘나 혼자 산다’가 대세다. 꼭 이혼이나 사별 등 비자발적 이유로 혼자 사는 게 아니라, 그저 혼자 사는 게 자유롭고 편해서 나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자발적 의지로 독립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계속 나 혼자 살겠다고 마음먹는 경우도 많았다. 1인 가구 수 급증의 최대 원인은 비혼율의 증가이다. 기존에 부모로부터 독립한 1인 가구 청년 세대가 혼인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이, 새로 부모로부터 독립한 청년 세대가 여기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결혼을 미루고 포기하는 까닭에 2인 이상 가구 수가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대인 접촉이 줄고 집콕 생활을 하게 되면서 1인 가구의 개인화 성향도 더 굳어지고 있다. 일과 후 시간을 혼자 쓰는 이들이 더욱더 대중 시설에 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돈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생(生), 밀레니얼세대(Millennial Generation), 사실 그 세대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자 한다. 이는 인간관계에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세대라고 정의가 내려지면서 이들은 학자금 대출에서부터 압박을 받아왔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채무자가 되어버린 채 사회에 내보내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타인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인간관계에서 과도한 친밀감에 오히려 적대감을 드러낸다.
이런 세대는 전화 통화하는 것도 싫어한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되고 익숙해지다보니 현실세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교회 연령 구성 역시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 내부에서도 아직은 40-50대 베이비붐세대(baby boom generation)가 건재하고, 이들 가운데 교회 사역에 적극 동참하고 헌신하는 이들이 있어 한국교회가 아직은 사역의 원동력을 잃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들이 노쇠해지는 시점에 전도, 선교, 구제, 봉사 등 교회의 사역을 이어나갈 젊은 신앙의 세대가 교회 내에 과연 존재하고 있는가?
현재 한국교회는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는 데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가.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회 내에서도 그들의 입지와 참여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누구나 개개인의 존재가 있고, 그들이 각각 밥을 먹는 방식과 리듬이 있다. 자신만의 리듬을 찾고, 그 리듬을 지키는 과정에서 때로는 타인과 불협화음이 있을 수도, 멋진 화음을 이룰 수도 있는 게 ‘공존’ 아닐까. 홀로 살아가며 타인과의 완전한 고립이 아닌, 때때로 더불어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도 긴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일과 삶에서 진정 추구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추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현재, 무엇을 혼자 하고, 무엇을 같이 해야 하나? 자의로든 타의든 혼자 살아가는 데 익숙해진 오늘의 세대를 공동체가 함께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이효상 목사
·근대문화진흥원 원장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