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힘을 모으고 협력할 때”

Google+ LinkedIn Katalk +

대한예수교장로회 106회 총회가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라는 주제로 지난 9월 28일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열렸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어려움과 수도권 4단계 방역의 시행과 추석 명절 이후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 등 코로나-19의 엄중한 환경 속에서의 우려와 달리, 대면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다. 한소망교회가 속한 경기도 파주시 당국과 총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준비해 온 총회 관계자들과 무엇보다도 참가 총대들 95% 이상이 2차 백신접종 완료 뿐 아니라 참가하기 5일 전까지 PCR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 참가하는 등 총대들의 노력과 수차례에 걸친 철저한 방역관리와 개최 당일의 방역에 대한 리허설을 하는 등 한소망교회의 헌신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의 교회 은퇴목사로서 금번 총회를 바라보면서 몇 가지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 먼저 총대 참석률이 역대 어느 총회보다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총회를 사랑하고 총대의 사명을 다 하겠다는 책임 의식이 높았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 다음은 짧은 하루의 일정이었지만 헌법과 규칙 개정, 인사, 총회 정책 수립 등의 안건을 신속히 처리하고 매우 효율적으로 마쳤다는 점이다. 물론 미진한 건은 총회 임원회와 각부 임원회가 심도 있게 논의를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와 함께 총회 일정을 다음 총회부터 하루 줄인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 하겠다. 임원선거는 조례에 따라 105회기 부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총회장으로 자동승계되고, 경선을 통해 이순창 목사가 목사부총회장, 단일 후보 이월식 장로가 장로부총회장이 되었다. 장로부총회장 후보 단일화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목사부총회장은 경선을 하기 위해 피를 말리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본질에서 벗어난 일을 알면서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목회의 큰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에 비해 장로부총회장 후보를 단일화했다는 것은 본인들뿐 아니라 전국장로회연합회의 성숙함 때문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그 외 초미의 관심사였던 총회 사무총장,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한국기독공보 사장, 한국장로교출판사 사장의 인준이 순조롭게 처리된 것은 총회와 장신대의 안정을 바라는 총대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리라. 감사하게도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의 연구 자료를 보게 되면 분석이 잘된 것을 엿볼 수 있다. 위기의 대안 제시와 기회로 전환하는 대안까지 제시되어 본교단의 뿌리가 되는 장신대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고 협력할 때라 생각된다. 코로나-19라는 위기로 교회가 어렵게 되고 신학생들이 졸업 후 사역지가 줄어들어가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학교에서 청년부로 또 군선교의 연계 협소 등 청년층의 교회를 향한 시각의 외면과 세속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들이 모두 신학대학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하게 되는 위기에 속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기회로 삼을 것인가? 팬데믹으로 인해 교회가 할 일이 많아졌고 더 열심을 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양극화와 지나친 경쟁과 사회적 갈등구조로 인해 종교적 화해의 의미가 커지게 됨과 동시에 기독교 영성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이제 상생하며 교회다운 교회, 신학교다운 신학교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그렇게 되려면 교회와 신학교의 영적 성숙이 먼저이루어져야 한다. 교인다운 교인, 목회자다운 목회자, 신학생다운 신학생, 신학교수다운 신학교수의 권위를 지키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비전이요 대안이다. 우리들의 모교가 되는 신학교의 전통을 잘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제106회 총회를 돌아보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헌법위원에서 청원했던 목회지 대물림 관련 16조 1항 개정안 청원 건은 폐기됐어야 하는데 헌법개정위원회로 이첩되어 연기됨으로 인해 여전히 논쟁의 불씨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총회장 상근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물론 류영모 총회장은 유보적 입장을 밝혀 다행이긴 하지만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몇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으리라. 총회장이 상근하며 총회를 지휘할 때 힘 있고 빠르게 일을 결정하고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사무총장의 설 자리가 애매해질 수도 있고, 총회장이 바뀔 때마다 새 총회장의 뜻에 따라 총회 사무국의 풍향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뉴얼을 세밀하게 만들고 늘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하는 회의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06회 총회에 역사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총회를 이끄시고 축복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정성진 목사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