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말씀] 유월절을 준비하신 주님(눅 2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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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 날이 이른지라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7-8)

유월절(Passover)이라 하는 무교절이 다가오매(1)로 시작된 말씀입니다. 정치, 경제, 전쟁, 역병, 자연재해 등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나 싶은 2022년 사순절(Lent)을 맞으면서 예수님의 마지막 유월절을 묵상합니다. 유월절 어린 양으로 오신 주님이 자신이 제물이 될 유월절을 친히 준비하십니다. 무교절은 유월절과 연관되는 날로 유대력으로 니산월 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극적인 역사로 400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 시키실 때, 빵을 발효시킬 시간의 여유가 없어 누룩 없는 떡을 먹었던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를 유월절 혹은 무교절이라 합니다. 첫날 양을 잡아 문설주에 피를 뿌려 죽음의 재앙을 피하게 하신 날을 유월절이라 하고 다음 한 주간을 무교절이라 합니다.(출 12) 

이는 세상 죄를 지고 가신 어린 양이 되실 예수님의 구원 사건과 유대 전통인 유월절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를 묵상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오늘의 유월절 식탁은 다시 없을 것이라 선언하심이 무슨 의미인지 묵상하게 하십니다. 유대 민족의 유월절을 인류 구원 역사의 주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성만찬으로 바꾸시는 복음의 대역사를 보게 하십니다. 한 민족의 역사를 온 인류의 역사로 한 시대의 수난 사건을 영원한 구원 사건으로 바꾸시는 놀라움을 보게 하십니다. 수난의 날이 눈앞에 다가오는데, 이토록 흔연스럽게 유월절을 준비하라 제자들에게 명할 수 있었을까? 우물가에서 만날 여인과 유월절 장소까지 서로 입을 맞추듯 이렇게 정확할 수 있을까? 자신이 가시는 길을 미리 계획하시고 한 치 흔들림 없이 준비하시는 일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말씀과 수많은 기적 사건에 제자들과 군중을 놀라게 하는 일이 많았지만, 수난과 죽음의 길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정확하게 예비하는 일이 역사에 또 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 하지 않겠는가요. 수난과 죽음을 도리어 인류 구원의 대역사로 완성하심이라 하겠습니다. 하늘 같은 은혜를 입은 자로 목숨 걸고 주님을 따라도 모자랄 것을 순간 사탄의 유혹 보자기인 안위와 권력과 돈에 눈이 멀어 배신자가 되어 버린 제2의 가룟 유다가 이 땅에 얼마나 많은지요. 한 패거리 작당으로 사회를 어지럽히고 심지어 주님의 몸 된 공동체를 해치는 일이 오늘도 많음에 경각심을 갖게 하십니다. 종말을 준비하라 명하신 주님, 깨어 기도하라 하셨거늘(21 : 36) 말만이 아니라 기도의 본을 보이신 주님이 누가복음서의 특징인 것을(3 : 21, 5 : 16, 6 : 12, 9 : 18-19, 11 : 1, 22 : 40-41) 보게 하십니다. 기도가 종교의식이요 외식이 되어 버린 참 기도가 없는 신앙은 다 허상인 것을 깨닫게 하시며 하나님께 묻지 않고 저지른 죄가 크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생각하게 하십니다.

주님, 자신의 분명한 정체성과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정확하시며 치밀하게 준비하신 주님을 통해 믿음이라 하여 무계획 무조건이 아니라, 선행자 아버지의 뜻대로 따름이 신앙이요 목표이며 비전이며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제자도의 정도임을 깨닫게 하소서. 나의 유월절과 최후 만찬의 다락방이 준비되었나 보게 하소서.

김유수 목사

<광주 월광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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