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체 부분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아무 데도 없다. 하지만 신체 부분 중에서 머리의 정신 부분은 그 어느 부분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머리의 정신은 함선을 이끌고 가는 나침판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침판은 방향키로서 나침판이 고장나면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게 되어 이리저리 헤매다가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지대하다. 아마도 그런 부모의 교육 열기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 이유는 자녀는 부모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나라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 자녀교육에 투자하려고 한다. 부모들은 할 수 있는 대로 자녀들을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쓴다. 자녀가 외국유학 가기를 원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려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다. 그런데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그렇게 해서 고등교육을 받은 자녀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고 학부와 일류대학을 나오고 외국유학을 다녀온 자녀가 공직자가 된다든가 사회적으로 고위층이 되었을 때, 공동체와 나라를 위해 정직하게 헌신하려는 자세보다도 황금에 눈이 어둡다든가 주색잡기에 빠지게 되면, 만사가 허사다. 궁극적으로 쇠고랑을 차고 감옥행으로 질주하는 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고등학력을 가지고 국가 지도자들이 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정신이 올곧게 바로 서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형 사기 사건을 일으키는 큰 지능범들 중에는 학력이 높은 이들이 많다고 본다.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들이 뇌물이라는 쥐약이나 일확천금(一攫千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일생을 불행으로 장식하는 자들이 허다하다. 개인의 집합체가 국가다. 개인 정신이 썩은 국민이 많은 나라일수록 나라에 소망을 기대할 수 없다.
로마제국은 476년에 로물루스 아우구스투루스(Romulus Augustulus) 황제의 시위대장 오도아케르(Flavius Odoacer)의 쿠데타에 의해 망했다. 하지만 실제로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은 내부의 부패가 외적 게르만족의 침입을 불러일으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장개석 정부와 월남의 패망도 내부의 부패와 직결되어 있다.
인간 정신이나 의식은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다. 자녀들의 정신이나 의식은 부모들과 학교 교사나 교수들의 영향이 크다. 학생들은 본대로 배운대로 행할 가능성이 크다. 부모나 학교의 스승들이 정신적으로 존경할 만하지 못하고 부실하면, 자녀나 학생들도 부실한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교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가정, 교회, 학교에서 바른 인성교육을 철저하게 시행한다면 사회는 훨씬 더 밝아질 것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정상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보니, 고지식하게 해 가지고는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성세대들이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개의치 않고 행동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회 초년생일 때는 순진하고 정직했던 젊은이들이 해가 거듭되면서 때가 묻고 또 묻어 타락한 기성세대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기는 것이다.
오늘날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로서 황금을 우상처럼 간주하려는 물신주의(物神主義)가 팽배해 가고 있다. 북한은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이념을 구실로 세계적 독재국가로 변질되었다. 인간 정신이 황금이나 권력에 눈이 어두울 정도로 썩어버리면 소망이 없다. 자본주의 국가인 남한도 날마다 새롭게 개혁해 나가야 한다. 더욱이 변질된 이념과 권력에 눈이 어두워 세습화된 북한 독재정권은 민의(民意)가 존중되는 민주정권(民主政權)으로 변해야 소망이 있으리라.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