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김익두 목사를 생각한다

Google+ LinkedIn Katalk +

한국교회사의 최고의 신유(神癒) 사역의 종 김익두 목사는 황해도 안악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한학을 배우고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그 후 부친의 사망으로 공부하는 것을 접고 사업에 손을 대었으나 실패하고 가진 재산을 탕진했다. 실의에 빠진 김익두는 세상을 비관하게 되고 성격이 난폭해져서 술과 함께 살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빼앗았다. 사람들은 장날만 되면 깡패 김익두를 만날 것이 두려워서 서낭당 고개를 넘을 때면 산신령에게 빌었다고 한다. “금년에는 제발 억두인지 익두인지를 만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의 별명이 ‘안악골 호랑이’ 또는 ‘김 내놔!’였으니 얼마나 사람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던 그가 예수를 믿게 된 것은 당시 황해도를 거점으로 선교하던 소안론 선교사의 부인 때문이었다. 선교사 부인은 어느 해 안악골 장날에 안악교회 부흥회를 위해 전도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는데, 깡패 김익두가 나타났다. 부인의 전도지를 받아든 김익두는 그 자리에서 전도지에 코를 풀어 부인에게 던져버렸다. 부인은 그에게 “청년, 그렇게 하면 코가 썩어요!”라고 하니, 김익두는 부인에게 욕을 하면서 자리를 떴다. 

그런데 그날 밤에 김익두는 부인이 한 말이 계속 생각이 났다. 그리고 정말 코가 아픈 것도 같았다. 자기 코가 썩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 과거의 잘 못 살아온 생활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에 친구 박태환의 인도로 안악읍교회에 출석했고, 나이 27세에 소안론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회심한 김익두는 10개월간을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울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순 한문 신약성경을 100번 읽으며 신앙에 심취했고, 하나님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기도 하고 불이 가슴에 떨어지는 체험도 했다. 

회심 사건 이후의 영성의 시간은 너무도 소중하다. 오늘도 한국교회에는 회심 사건이 줄을 잇고 있으나 영성의 시간은 부족하다. 한 사람이 변화된 다음의 관리가 문제이다. 험악한 과거의 생활을 살았다면 더 오래고 깊은 영성의 시간이 있어야 쓰임 받을 수가 있다. 이는 본인들도 노력해야 하지만 교회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회심 후 강단에 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독대 속에서 깊은 영성의 기회를 얻게 해야 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