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한 삶과 믿음 이야기] 믿음의 시련과 인내의 기쁨

Google+ LinkedIn Katalk +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기쁘게 여겨라.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앎이니라.(약1:2~3)” 오늘도 이 말씀을 묵상해보면서 1996년, 내 직장관계로 6년간 전북 익산에서 생활할 때 예배드렸던 교회를 생각해봤다.  

1985년도 ‘남중교회’ 강명석 목사님이 당회장으로 부임했을 때였다. 당시 교인이 60여 명에 불과했고 교회부채는 1억 원이 넘어 회생이 불가능했다. 부득이 원불교 재단으로 넘어가려는 위기에 이르자 ‘신광교회’ 고 안경운 목사님은 ‘남중교회를 살리자’는 운동을 펴 5천만 원을 무상보조해 줘 위기를 모면했다. 그랬던 교회가 15년 뒤인 2000년도에는 같은 지역의 ‘평강교회’에 5억 원을 무상보조 해줬다.  

강 목사님은 부임 초부터 성도가정은 물론 믿지 않는 가정일지라도 추도예배를 허락한 가정이면 정성껏 치상해주었다. 어느 해의 일이다. 믿지 않는 가정에서 망자가 몹쓸 병으로 사망했기에 그 가족들도 시신이 있는 방에 들어가기를 꺼렸다. 강 목사님은 무릎으로 간절히 기도한 후 그 방에 들어가 염하는 중에 부패된 망자의 살이 손에 쩍쩍 달라붙었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하며 장례를 모두 치렀다. 그 목사님의 모습을 지켜본 이웃과 주위 사람들은 목사님의 인품과 말씀증거에 크게 감동되어 믿기로 작정했다. 이런 중에 ‘남중교회’는 2002년에 3천50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그분은 검소한 삶을 사셨다. 무더운 여름날이다. 고등부 교사들이 헌신예배를 앞두고 목사님께 의논 차 댁을 찾아갔을 때였다. 그날도 지열에 무더위가 극심했는데 에어컨을 켜지 않고 옥상의 평상에서 더위를 식히고 계셨다. 교사들은 “이 더위에 왜 에어컨을 가동치 않습니까?” 

“이 더위쯤은 참을 수 있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교인들이 온 정성으로 하나님께 바친 헌금인데 기름 한 방울도 아껴야지요.” 이 말을 들은 교사들은 당회원을 찾아가 목사님을 잘 모시도록 부탁했는데 이 사실을 전 교인들이 다 알게 되었다.

내가 퇴직할 해에 목사님을 찾아뵈었다. “제가 ‘장로’라서 본 교회에 등록하지 못하고 작별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장로님, 그 마음이 제겐 감동입니다. 한 교회를 섬기시는 마음씨가 너무 돋보였습니다” 하시면서 ‘가천’ 서예가가 쓴 성경말씀 29구절이 담긴 작품집을 주셨기에 30여 년이 넘도록 제 서제에 걸어두고 목사님을 생각하며 보고 있습니다. 부디 강안하소서.

하재준 장로

 중동교회 은퇴 

 수필가·문학평론가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