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나의 일생] 정치는 짧고 하나님의 교회는 영원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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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회 총회가 개회되기 전 날인 듯 싶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가정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손녀에게 식사 기도를 부탁했고, 특별히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회장 취임이 어떻고 저렇고 설명하기는 어려워서, “내일 아침은 할아버지가 모든 교회의 대장이 되는 날이란다”라고 말했다. 두 눈을 말똥거리던 손녀가 대답했다. “할아버지 대장은 따로 있잖아.” 늘 할아버지가 져 주던 손주였으니 자기가 대장이라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손녀의 말은 달랐다. “할아버지, 교회 대장은 예수님이잖아!” 총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어린 손녀에게 멋지게 한 방 얻어맞은 셈이었다. “아, 총회장은 예수님이 교회의 대장이심을 드러내는 사람이구나! 예수님을 섬기듯 교회를 섬기는 사람이구나!” 그날 우리 손녀에게서 위대한 설교 한 편을 들었다.

다윗이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기 전,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골리앗과의 싸움이었다. 어린 다윗이 골리앗을 향해 외친 선언에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담겨 있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을 의지하지만,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너에게 나아간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무기를 의지하는 골리앗의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이 왕 되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왕이 된 다윗은 여러 전쟁에서 승리하고 남북 통일 왕조를 세웠다. 그리고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가 얼마나 크고 백성이 많은지 인구조사를 한 후, 사무엘하 마지막 장에서 하나님께 크게 책망을 받게 된다. 이어지는 열왕기상 1장에서는 다윗이 나이가 많아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은 신세가 되고, 2장에서는 죽을 날이 임박했음을 느끼며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다”라고 고백한다.

바로 이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짧고 하나님의 나라만이 영원하다. 무엇이 되었는가, 어떤 업적을 남겼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가, 무엇을 위해 그 업적을 세웠는가이다.

며칠 후 9월 23일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10회 총회가 개회된다. 총회 임원은 물론, 각 부와 위원회의 임원들도 선출되어 취임하게 된다. 이분들은 총회 산하 9천500여 교회, 220만여 성도를 대표해 교회를 섬길 귀한 사명을 맡는다. 그렇기에 반드시 기억하고 기도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선출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교회 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둘째, 성경 중심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정신이라는 총회의 정체성을 반드시 붙들어야 한다.

셋째, 1년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다. 맡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 책망받는 종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넷째, 디지털과 AI, 과학기술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다. 전에 없던 새로운 정책과 길을 열어 가기를 기대한다.

기억하자! 정치는 짧고 하나님의 교회는 영원하다. 맡은 자는 죽도록 충성해야 하며, 그 일에는 반드시 심판이 있고 상급이 있으리라!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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