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그동안 교회 내 시스템 변화와 마을목회의 실천, 새 교회당 건축 등에 비교적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쏟아왔다. 선교 역시 국내외 선교지 및 교회, 기관·단체 후원과 함께 단기선교(아웃리치, 어린이합창단 해외 연주회 등)를 병행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가 해오는 방식과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남은 목회 기간 동안 우리 교회의 다소 약한 선교 부문에 더 많은 기도와 에너지를 투입해 ‘선교하는 교회’로 분명히 자리매김해야 할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선교하는 교회는 결코 약해지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선교사 파송과 선교사에 의한 교회 개척, 교회 건축을 기본으로 다양한 선교 사역을 펼쳐왔고, 많은 성과와 열매를 맺어왔다. 그러나 교회 현실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선교 패러다임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유지하기조차 쉽지 않은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는 최근 한 지인을 통해 WEPC(세계교육플랜팅센터)가 추진하는 ‘1인 1학교 설립운동’을 알게 되었고, 그 취지에 공감해 우리 교회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은 조앤영어가 개발·출판한 ‘스페셜 미’, ‘위비’ 등 성경 스토리를 담은 영어교재를 활용해 성도 한 사람이 한 학교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시작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이미 150개 이상의 영어성경동화학교가 설립되었다. WEPC는 현지 디렉터와 코디네이터를 통해 학교 설립을 모집·심사·결정하고, 교재 지원과 교사 교육을 현지 방문 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교육 진행 상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역 현장을 직접 다녀오며 적지 않은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복음을 전하고 개종 전도를 할 수 없는 국가적 상황, 공교육이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영어 교육의 현실, 그리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사회적 격차 속에서 영어에 대한 열망은 매우 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영어동화학교는 영어도 배우고 복음도 접하는 콘텐츠 선교로서, 선교지에서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되고 있었다. 방문 기간 동안 현지 학교와 교회에서 열린 영어경시대회를 통해 어린이와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과 신앙의 성장, 전도의 열매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선교 방식에는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첫째, 교회가 감당해야 할 재정적 부담이 크지 않다. 선교사 파송이나 대형 프로젝트와 달리, 이 사역은 참여 성도 개인이 일정액을 담당해 학교를 설립하는 구조다. 둘째, 참여 성도의 자긍심과 선교적 책임감이 크게 높아진다. 자신의 헌신을 통해 실제 선교의 현장이 세워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때문이다. 셋째, 학생들의 영어 발표는 성경 스토리 소개와 함께 자신의 변화와 신앙 고백으로 이어지며, 실제 회심의 은혜를 나누는 자리로 확장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어를 통한 복음의 전달이다. 전도가 제한된 이슬람권 상황 속에서도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모가 자녀를 교회에 보내고, 자녀 또한 스스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준다. 이는 한국교회 초기 내한 선교사들이 교회와 함께 공부방과 학당을 통해 복음을 전하며 사람을 길렀던 교육선교의 현대적 적용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시대, 어려운 교회 현실 속에서 콘텐츠 중심의 교육선교는 매우 효과적인 새로운 선교 전략이다. 특히 이슬람권과 같은 제한된 선교 환경에서는 더욱 유효한 방법이다. 해외선교의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교회들에게 이 사역이 의미 있는 도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영철 목사
<월드비전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