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회복] 향유를 부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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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관 복음서에는 향유(香油)를 부은 여인 이야기가 나온다. 누가복음에는 갈릴리 사역 초반 예수님께서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동네에서 죄인으로 알려진 이름 없는 여인이 주님이 발에 향유를 붓고 눈물로 발을 씻으며 머리털로 닦는 장면이 나온다. 시몬은 생각했다. “이 사람이 선지자라면 자기를 만지는 이 여자가 누구며 어떠한 자 곧 죄인인 줄을 알았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속마음을 아시고 “시몬아! 내가 네게 이를 말이 있다. 빚 주는 사람에게 빚진 자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500데나리온을 졌고 하나는  50데나리온을 졌다. 갚을 것이 없으므로 둘 다 탕감하여 주었으니 둘 중에 누가 저를 더 사랑하겠느냐?”  “많이 받은 자니이다.” 적게 용서 받은 자는 적게 사랑하고 많이 용서 받은 자는 많이 사랑하는 것이 보편적인 이치(理致)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주님께는 죄 사함의 권세가 있으시다. 주님을 향한 죄 많은 여인의 사랑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회개의 모습이다. 여인의 헌신과 사랑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향유를 부은 것은 사랑의 제사를 드린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의 믿음을 칭찬해 주셨다.

마태, 마가복음에는 베다니의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고 계실 때에 있었던 장면이다. 한 여인이 나드(Nod, 감송향, 甘松香) 향유 한 옥합(玉盒)을 깨뜨려 예수님 머리에 붓는 장면이다. 예수님을 죽이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을 때 이 여인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큰 사랑을 보여준다. 예루살렘 입성(入城)을 앞둔 시점이니 주님께서 수난(受難) 받으시기 직전이다. 가룟 유다가 그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면 좋을 뻔 했다면서 낭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 여인이 나의 장례를 준비한 것이라고 칭찬해 주셨다.

요한복음에는 베다니 나사로의 누이,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어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유월절, 최후의 만찬을 하시기 6일 전이다. 식사를 하시는 그 자리에서 마리아는 매우 값진 순전(純全)한 나드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가룟 유다가 또다시 이는 낭비라고 비난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장례(葬禮)를 준비한 것이다. 주님의 죽음을 앞두고 단순한 존경을 넘어 드린 예배적 행위였다.

마태복음과 요한복음은 동일한 사건를 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예수님께서는 공통적으로 같은 말씀을 하셨다. 가룟 유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의미를 부여해 주셨다.

요한은 후일 이 사건을 이렇게 기록했다. “유다가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저는 열두 사람 가운데 도적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주님께서는 세세토록 가난한 자를 대신하고 계시며 세상에 계실 때 가난하셨다. 마리아는 그가 가진 전부를 가난하신 주님께 바치고 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억하리라.” 향유를 부은 것은 회개의 표징(標徵)이다. 무릎을 꿇고 향유를 주님 발 위에 붓는 것은 말로 할 수 없는 존귀(尊貴)를 드리는 것이다. 가난한 어촌(漁村) 출신인 사도들에게는 평생에 한 번 맡을 수 있을까 말까 하는 향기였다. 향유의 가격은 300데나리온, 일반인의 1년 연봉(年俸)의 가격이다.

나드 향유, 고급 향기는 기름기를 피부에 남기지 않는다. 빠르게 피부 속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향기만 남는다. 복음서는 이 사건 이후부터 ‘인자’의 고뇌와 비통(悲痛)과 불안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불안 속에 있으면서도 주님께서는 오히려 정확히 앞날을 예견하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고난을 통해 받으실 영광을 예비하고 계셨다. 나도 주님 발 아래 엎드려 향유를 부어 드리는 향기나는 자가 되고 싶다.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한국장로문인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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