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프로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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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 있는 에머슨대학 문예창작과 2학년 여학생 메건 월드런은 프로제리아 즉 선천성 조로증 환자이다. 두살 때 증상이 나타났는데 19세가 된 지금 1미터 남짓한 키로 고등학교에서는 육상부에서 뛰었고 작년에는 유럽을 혼자 배낭여행 하는 등 매우 활발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메건이 여러 해 복용한 시험약 「조킨비」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관리청(FDA)의 승인을 받아 기뻐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한다.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제리아 치료제를 새로 인증한 것은 의약계의 주요 사건이라 한다. 미국 프로제리아 연구재단의 후원으로 아이거 제약회사가 다년간 연구 끝에 만들어 낸「조킨비」는 조로증을 완치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의 수명을 몇년 연장할 뿐이다. 전 세계에 프로제리아 환자는 10대 남녀 약 400명이고 그중 20여 명이 미국에 있다.
지금 지구상에서 6천만 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거의 150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에 견주면 매우 미미한 숫자라고 하겠다. 그런데도 이 약품 개발에 의약계가 흥분하는 것은 장래 완치에 이를 것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프로제리아는 2-3세 때부터 성장이 더디어지고 피부가 급속히 노화되면서 관절이 굳어지고 심장 동맥 경화로 보통 15세 이전에 사망에 이른다는데 단백질 세포의 돌연변이가 원인이라고 한다.

프로제리아 연구재단은 소아과 여의사 레슬리 고든이 자신의 아들에게서 증상을 발견하고는 집중 연구를 위해 1999년 가족의 도움을 받아 설립했다. 아들 샘은 2014년 17세에 죽고 말았으나 치료약 개발사업은 계속되어 조킨비를 투약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2년 반 더 오래 생존하는 것을 확인하는데 이르렀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환자들을 상대로 한 연구개발 비용은 엄청나니 약값도 당연히 고액인데 아이거사는 승인된 약을 무료로 모두에게 제공하리라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며 하나님 주신 고귀한 생명을 위한 과학자들의 끝없는 노력을 본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보장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약과 백신 개발에 각국의 대형 제약회사들이 피나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편에서 프로제리아 같은 희귀병을 겪고 있는 소수의 환자들의 생명을 1년이라도 연장시키려고 큰 돈을 들이며 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매달린다. 외부의 바이러스이건 몸 안에서 잘못 번식하는 세포이건 이를 막아 사람을 살리는 것이 궁극적인 인류애이고 인권 존중이다. 그리스도 예수는 이 땅에서 치유사역으로 본을 보이셨다.

코로나19가 일 년을 넘기면서 숫자의 충격에 사람들이 점차 무감각해지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우리나라의 1일 수백 명 확진자와 일본의 수천 명, 미국과 유럽의 수만 명, 그리고 이에 비례하는 사망자 수의 증가에 세계가 백신의 공급만을 기다리며 거의 체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제리아와 싸우는 또 하나의 전선은 우리에게 새로운 의지를 요구한다. 그것은 사랑의 의지이다.
하나님은 코로나바이러스나 조로증에 관하여 우리들의 ‘왜?’ 하는 물음에 답을 주지 않으신다. 다만 하나님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벗어나기를 간구하는 모든 사람들이나 20대 너머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조로증 환자들에게나 또 어떤 병자들에게나 똑 같은 긍휼의 마음을 갖고 계시리라 믿는다. 이러한 하나님의 마음이 나에게서도 보일 때 하나님은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이뤄주실 것이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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