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비사] 1895년의 한국교회가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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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95년 한국이 겪은 일

1895년 한국은 크게 두 가지 변란을 겪게 된다. 하나는 청일전쟁과 그 후 전국을 강타한 전염병이다. 다른 하나는 10월의 을미사변 곧 민비시해이다. 한 나라의 국모가 자신의 침전에서 살해된 것이다. 끔찍한 일이었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조선에서 이런 일까지 벌이고 있었다.

한편 한국교회는 1895년을 획기로 해서 신앙의 변화가 있었던 것이 포착된다. 우선, 초창기의 한국교회의 신앙고백을 잘 알 수 있는 찬송가가 둘 있다. 1894년 장로교 발행의 「찬양가」와 1895년 감리교 발행의 「찬미가」에 나란히 들어가 있는 ‘예수의 놉은 일흠이’라는 찬송가가 그 하나요, 또 장로교 발행의 「찬양가」에 들어가 있는 ‘배단씨 십신가’이다. 그 편찬 연대를 고려하면, 1895년에 한국을 강타한 청일전쟁 후 전염병 그리고 을미사변의 국모 시해를 겪기 전의 찬송가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가사를 살펴보면, 선교사들로부터 전해들은 복음을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전자의 가사는 이렇다. ‘예수의 놉은 일흠이 내 귀에 들어온 후로 전 죄악을 소멸하니 사후 천당 내 것일세 사람 육신 생긴 근본 생어토귀어토하네 가련하다 천한 몸을 조곰도 생각지말세 귀한 영혼 예수 따라 천당에 곧 올라가세 거기가 내 본향일세 착한 영혼 모혔고나 지성으로 믿던 덕이 좋은 줄을 깨닫겠네 여호와와 동락하니 무궁무진 즐겁도다’. 후자는 10가지 신앙의 고백이다. ‘나는 밋네 나는 밋네 [1. 여호와이 천지만물 만드신 줄, 2. 구세주가 육신으로 강생함을, 3. 죽었다가 삼일부활 하신 것을, 4. 세상 끝날 다시 와서 심판하심, 5. 내 마음을 감화키난 성령인줄, 6. 주의 문도 만국공회 일심사랑, 7. 예수씨를 힘입어서 죄 사함을, 8. 이 육신이 세상 끝날 다시 살 것, 9. 모든 성도 예수 구원 복받음을, 10. 여호와께 항상 빌면 얻는 것을] 나는 밋네.’

2. 내 현실의 인정과 구세주의 도움을 간청한  한국 교회

이 엄청난 일을 겪고 나서 베어드 부인은 찬송가 둘을 지었다. ‘멀니멀니 갔더니’와 ‘예수 인도합소서’이다. 이 두 가지 찬송가의 공통점은 이렇다. 첫째, 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 것이다. 그것은 멀리멀리 간 상태이며, 슬프고 외롭고 처량하고 곤한 상태이다. 섭섭하여 울고 있고 갑갑한 곳에 있는 상태이다. 또한 어둡고 길 몰라 어디 가야 좋을지 모르며, 아무 것도 모르고 미련하고 둔하며, 아기같이 어리고 힘도 없고 약하며, 부모 죽은 아이가 의지 없음 같은 상태이다. 둘째, 예수만이 우리의 구세주요, 인도자요, 부형이라는 고백이다. 우리 인도하실 분, 우리 가르치실 분, 우리 도와주실 분, 우리 위로하실 분 예수밖에 없다는 고백이었다. 이 찬송가는 한국 크리스천의 작사가 아니라 선교사의 작사인 점이 눈에 뜨인다. 베어드 선교부인, 그는 1895년 우리나라의 형편을 이렇게 언어화하여 우리 눈으로 보게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구하실 분 예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렇게 언어화하여 우리 입으로 고백하게 했던 것이다.

류금주 목사

<(총회인준)서울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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