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2] 행동하는 지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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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교육 수준이 증가해 감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은 지성인들이 날로 증가해 가고 있다. 특히 20~30대 청년들 중에 대학교육을 받은 지성인이 70%에 이른다고 한다.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를 강조하였다. 국민의 지적 수준이 높음에 따라 고등문화를 창조하여 질이 높은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받은 지성인들에게 자성해야 할 점도 있다. 지성인은 대체로 비판을 예리하게 한다. 물론 잘못된 것을 비판해야 올바르게 바로잡아질 수가 있다. 하지만 지성인이 비판만 많이 하고 자기 자신은 정작 실천에 옮기는 데 인색하다든지 자기 몫만 챙기기에 급급하다면, 이 사회가 바라는 참다운 지성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들은 그런 지성인을 반지성적(反知性的) 지식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학력이 높고 비판력이 많은 지성인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을 때, 사회에서는 오히려 그런 고학력의 지성인보다 학력은 낮아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적인 사람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아는 것은 많지만, 행함이 없는 지성인은 이 사회에서는 배척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의 초점은 아는 것도 중요하고 많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예로부터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학식이 있는 것이 도리어 근심을 사게 한다는 말이다. 많이 아는 지성인일수록 자기보다 덜 알고 적게 배운 사람을 더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성인으로 대우와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을 가지고 아는 것만큼 실천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이상적 태도를 지향(指向)하는 실천적 의지 없이는 인생의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사회는 단순히 많이 안다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좋은 업적을 많이 쌓아가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해 주고 있다. 이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바는 어떤 명문대학 출신이냐,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실적(實積)을 행동으로 많이 쌓았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된다. 형편과 처지가 어려워서 제대로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저학력자라고 하더라도, 만일 그가 많이 배운 고학력자보다 더 많이 실천적인 사람이라면, 그는 이 사회가 바라는 사람으로 더욱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예컨대, 정주영 회장은 초등학교 출신이다. 그는 현대건설, 현대자동차회사 등 세계적인 기업을 이룩하여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천여 마리의 소떼방북 등을 통해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해 기여한 바 지대하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을 보라. 그는 정규교육 18개월 밖에 받지 않은 저학력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대통령까지 되어 미국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를 해방시켰다. 그는 자기를 비판하고 미워하던 정적 스탠톤(Edwin M. Stanton)을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한 가슴이 넓은 대통령이 되어 오늘날까지도 미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사도 바울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약 2:17)고 하였다. 지성인은 천마디 만마디 말보다도 시대를 앞서가는 비전을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 값진 지성인의 행동은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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