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선교주일은 하나님 나라 운동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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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는 62회 총회(1977년) 이래로 매년 6월 넷째 주일을 북한선교주일로 지키고 있다. 그러나 북한선교주일의 제정과 전개 과정을 기억하는 이는 찾기 어렵다. 이에 평화, 통일, 자유, 인권, 하나님 나라와 같은 북한선교주일 본래의 목적과 가치도 희미해지고 있다.
북한선교주일 제정은 이북노회와 연관이 깊다. 이북노회는 해방 정국과 한국전쟁기(6.25전쟁)에 월남한 개신교인들이 피난교회를 세우며 ‘지역 없는 노회’로 형성되었다. 37회 총회(1952년)는 이북노회 총대를 받기로 결의하였으나 분단 상황이 길어지며 이북노회의 존속여부가 논쟁거리가 되었다. 이 논쟁은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동시기는 총회가 선교 100주년을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당시 대두된 주제 중 하나가 북한선교(전도)였다. 이북노회를 중심으로 ‘북한동포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제정하자는 안건이 총회에 상정됐다. 이후 이북노회 문제와 북한선교의 문제는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 이북노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되었던 ‘이북노회 대책위원회’는 ‘북한전도 대책위원회’로 개칭(56회 총회)되었고 총회 전도부 소관의 ‘북한선교위원회’를 흡수하였다(57회 총회). 이렇게 형성 된 ‘북한전도 대책위원회’가 ‘북한전도주일’을 청원한 주체이다. 북한전도주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북한선교주일은 이북노회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초기 북한선교주일은 대북전도방송, 문서선교, 휴전선에 십자가 세우기, 연합예배, 북한선교 연구, WCC 및 CCA와의 연대 등을 주요 사역으로 삼았으며, 전국 교회에는 북한전도주일 금식과 헌금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내부로부터 기존의 방식이 뚜렷한 대안이 없고, 소극적이며, 기도에만 그쳤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평화를 위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일었다(70회 총회).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총회의 ‘북한 선교’는 휴전선 인근이나 재일동포 등 지엽적인 대상에서 벗어났다. 통일이란 주제는 세계 평화라는 주제로, 반공ㆍ승공논리는 인권ㆍ평화ㆍ통일교육으로 확장ㆍ변경되었다. 나아가 총회는 남북교회의 직접적인 소통에 나섰다. 성명서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은 남북 정부와의 협의 없이 제3국에 의해서는 할 수 없다’고 말하였고 한반도에 군사적 행동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71회 총회).
이렇듯 북한선교주일은 이북노회 문제로 시작하여 총회의 전도 사업으로, 나아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날로 확장되어 왔다. 한 노회의 문제에서 국가와 국제기구 그리고 북한교회에게 직접적으로 평화담론을 전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기념하는 북한선교주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무엇을 기억하며 추구하고 있는가? 이날이 그저 하루 동안 북한 주민을 기억하고 헌금을 내는 날에서 멈춘다면 북한선교주일의 의미는 40년 이상 퇴보할 것이다.
우리의 선배들은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이 우리 교회가 부름 받은 소명과 선교의 중요한 요소”라 말하며, 남북 간의 적대감을 극복한 “용서와 화해의 사역을 우리의 선교적 사명으로 인식”(71회, 76회 총회) 했다. 2021년, 우리는 남북의 정치ㆍ종교적 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북한선교주일을 맞이한다. 이런 때일 수록 우리는 더욱 북한선교주일의 가치와 의미, 방향성을 기억하여 평화 운동, 하나님 나라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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