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老子의 道德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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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고려대 홍일식 총장은 전 고대인(高麗大)에게 전공 상관없이 「명심보감」을 교양과목으로 가르치고 싶어했고 나는 모든 한남인(韓南大)에게 구약성경 「잠언」을 교양과목으로 가르치고 싶었다. 「탈무드」나 「채근담」을 가르쳐도 좋을 것 같다. ‘잠언’과 ‘명심보감’을 비교해가며 강의해도 재미있겠고 노자의 ‘도덕경’과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같이 가르쳐도 좋을 것 같다. 이 책들은 모두 동서양의 구분없이 인류보편적 가치와 실천덕목을 집대성해놓았기 때문이다. 여러 경우와 관계에 있어서 인간이 바람직하게 처신할 수 있도록 ‘나침반’이나 ‘지팡이’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노자의 도덕경에서 몇 구절을 들어보기로 하자. (1)“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 도덕경 제 8장인데 가장 널리 알려진 명문이다. 특히 고인이 된 김종필 씨는 이 구절을 좌우명처럼 자주 인용했기 때문에 더 유명해진 구절이다. 그 내용을 더 보겠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나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래서 거의 도(道)라고 할만하다. 땅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마음은 깊은 연못같아 좋다. 더불어 어울리는 것을 어질게 잘하고, 말은 참되어서 믿을만하다. 정치는 다스림을 잘하고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어서 좋다. 움직임은 때를 따라 잘하고, 무릇 누구와도 다투지 않는다. 그러므로 물은 허물이 없다. ‘老子’는 7가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성인의 정신으로 규정하였다. ①거선지(居善地/땅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②심선연(心善淵/마음은 깊은 연못같아 좋다). ③여선인(與善仁/더불어 어울리는 것을 잘 한다). ④언선신(言善信/말이 참되어서 믿을 수 있다). ⑤정선치(正善治/정치는 바로 다스려서 좋다). ⑥사선능(事善能/일에는 유능함이 좋다). ⑦동선시(動善時/움직일 때마다 시의에 적절해 좋다). (2)도덕경 9장은 공직자의 정년퇴임식에서 석별의 정을 나눌 때 많이 인용하는 내용이다. “가지고 있으면서 더 채우려 함은 그침만 못하다. 들보(대들보) 받침(기초석)을 어림잡아(대충대충) 만들면 오랫동안 보존하지 못한다.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하면 지켜내기가 어렵다. 넉넉하다 하여 교만하면 허물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그러니까 공을 이루고 나면 업적만 남겨놓고 본인은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하늘의 도리다.” 인간의 몸이 제대로 되어있다면 필요 이상의 영양을 거부하거나 배설해버린다. 잘못된 몸은 영양분을 몸속에 쌓아두어 병을 일으킨다. 어떤 일이든지 원칙을 무시한 채 적당주의로 대충대충 넘어간 것은 반드시 사건사고의 원인이 된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선 쓸 수가 없다. 귀한 것이라도 필요 이상 많이 갖고 있으면 도둑맞는 원인이 된다.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지면 자신도 모르게 거드름을 피우고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가며 남을 업신여기게 된다. 그러므로 귀한 업적을 이룬 후엔 빨리 사라져야 한다. 40년 동안 200만의 백성을 인솔해 광야를 지나왔지만 마지막 목적지인 가나안 성지를 바라보는 느보산 정상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모세(신 34:1-4, 신 32:49)나 광야에서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쳤지만 본인은 보이지 않고 메시지(교육내용/소리)만 남기고 사라진 세례 요한(요 1:23/요 3:30)이 대표적인 리더십이다. 거룩한 일들은 당대에 끝나지 않는다. 세대간 오랜 시간에 걸쳐 심는 자도 있고 가꾸는 자도 있고 거두는 자도 있다. 각자가 자기 맡은 부분을 완수했기에 모두 영광스럽다. 내가 심었어도 내가 거둘 필요는 없다.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에서 손자가 과일을 따 먹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심는 사람은 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열매를 따먹는 자는 그 나무를 심은 사람의 수고를 잊지 않아야 한다. 바람이 불면 대나무 숲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다가 바람이 지나고 나면 곧 조용해진다. 겨울밤 얼음판 호수 위로 기러기가 날아가면 한동안 그림자가 생겼다가 곧 사라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그 직위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봉직하고 임기가 끝나면 조용히 사라지는게 멋진 일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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