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팔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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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톨릭교인인 우징숑(吳經熊) 박사가 1953년에 영문으로 발간한『내심낙원(內心樂園)』은 같은 동양인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들에게 특별한 감명을 준다. 우 박사는 1899년에 태어나 1986년에 사망한 중국의 대학자로서 1937년 그리스도의 인격에 감화를 받고 가톨릭에 귀의한 이래 동양사상을 기독교 영성으로 해석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내심낙원』은 기독교인이 인격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사랑이 발아해서 개화하고 드디어는 결실을 맺는 세 단계로 설명하는 기독교 영성에 관한 책이다.
우 박사는 이같은 사랑의 발아, 개화, 결실의 세 단계는 하늘나라를 향해 가는 인생의 여정이기도 한데, 이 여정은 다시 다음 세 가지의 길로 묘사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첫째 길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자기자신을 이기며 묵상하는 정화(淨化)의 길, 둘째 길은 성령의 은사가 사랑과 정의의 순수한 행위를 우리에게 고취시키는 조명(照明)의 길, 그리고 셋째 길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완전한 순간을 의미하는 일치(一致)의 길이라고 한다.
우 박사는 이 세 가지의 길을 신약성경의 여러 구절을 인용하여 자세히 설명하면서, 공자의 논어와 노자의 도덕경과 같은 동양고전과도 비교하고 있다.
동양의 인격도야 과정은 논어의 다음 구절에 잘 나타나 있다고 한다. “나(공자)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30세에 자립하고, 50세에 천명을 알고, 60세에 마음의 귀가 열리고, 70세에 이르러는 마음가는 대로 행동해도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았다.”(논어 술이편)
이에 비해 성경은 성령께서 성경의 저자이므로 마치 솔기 없는 옷과 같이 시편이나 산상수훈과 같은 여러 구절들이 완벽하게 서로 대조를 이루며 진리를 나타내고 있는데 특별히 산상수훈의 팔복(八福)이 그렇다고 우 박사는 설명하고 있다.
팔복의 첫 세 가지 복은 정화의 길, 다음 두 가지 복은 조명의 길, 그리고 나머지 세 가지 복은 일치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즉, 가난한 마음, 슬퍼하는 마음, 온유한 마음은 영혼을 씻어 맑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화의 길이고, 의로움과 자비는 하나님을 닮아가는 인간의 영성이므로 조명의 길이며, 깨끗한 마음으로 평화를 가져오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는 것은 하나님과 일치를 이루는 일치의 길이라는 해석이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우 박사의 독특한 한문 번역이 우리에게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오기에 여기에 그 전문을 인용해 본다. 마태복음 5장 3-10절의 한글성경과 자세히 비교해보면 그 의미가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안빈낙도내진복 위위천국사인속
安貧樂道乃眞福 魏魏天國斯人屬

애도통곡내진복 사인종당승온환
哀悼痛哭乃眞福 斯人終當承溫煥

온공극기내진복 대지응유피사속
溫恭克己乃眞福 大地應由彼嗣續

기갈모의내진복 심기비유불음족
飢渴慕義乃眞福 心期非有不飮足

자혜대인내진복 자신필견자혜옥
慈惠待人乃眞福 自身必見玆惠屋

심지광명내진복 주필사이승안락
心地光明乃眞福 主必賜以承顔樂

이화치화내진복 천주지자명칭탁
以和致和乃眞福 天主之子名稱卓

위의수욕내진복 천국기재피장악
爲義受辱乃眞福 天國己在彼掌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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