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트로트 열풍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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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국의 미스터 트롯,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방송국마다 그 형태가 조금씩 다를 뿐 트로트 경연 대회가 열린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못 하고 집에만 있던 국민들에게 답답함을 달래 주었다. 경연이 끝난 뒤에도 계속 재방송이 된다. 가히 열풍이다. 심지어 국악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병역 면제까지 받아 국악의 맥을 이어 가도록 특혜를 받았던 젊은이도 트로트로 전향했다. 그 외에도 국악을 하던 사람들 상당수가 트로트 무대에 섰다.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지 의문이다. 트로트를 해야 돈벌이가 잘 되고 인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초등학생들이 대중가요를 부르는 무대에 서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만 해도 초, 중, 고 학생들은 무대에 서기 어려웠다. 초, 중, 고 학생들은 유행가를 부르는 것 보다는 그 성장 시기에 맞는 동요나 가곡을 부르는 것이 정서적으로, 인격형성에도 바람직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문화의 흐름 속에서 청소년들, 국민의 건전한 기풍이 정립되겠는지 깊은 의문이 생긴다. 이런 생각을 하면 꼰대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대중 문화는 트로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민이 먹고 사는 것은 트로트가 아니다. 건전한 문화는 트로트가 아니다. 학생들은 지, 덕, 체 교육을 받아 균형감 있는 교양인, 인격의 함양이 이루어져야 옳다. 공부 잘 하는 우수 인력은 의대와 법학 전공으로만 몰리는 현상도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국가 경쟁력은 신지식과 정보화에 달려 있다. 지식과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건전한 가치관, 기술만이 생존하는 국가, 국민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인구 1억이면 내수시장으로 국가 경제를 버틸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인구가 문제가 아니다. 건강한 윤리와 도덕, 기술이 없으면 배고픈 나라가 된다. 우리는 관광 국가로 먹고 살기엔 문화유산, 관광자원이 너무 빈약하다. 일류 공대 학생 중에 상당수가 의대나 법학 전문대학원으로 바꾸어 의사나 변호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이공계 학생들이 마땅히 우대되고 전망이 밝아야 한다.
조선시대 기술직은 모두 천민 계층이었다. 장영실은 관노 출신 천민이었다. 세종대왕이 종 6품까지 벼슬길을 열어 주었다. 어느 날 공주가 탄 가마의 손잡이가 부러져 구르고 말았다. 왕족의 신체에 상처를 입히면 모반죄에 해당한다. 세종도 더 이상 감싸줄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장영실을 죽이기 위해 손잡이를 망가지게 한 것이다. 서양 과학자들은 출생, 사망 연도가 전부 기록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과학자(기술자)들은 하나같이 사망 연도를 모른다. 과학 기술자들의 말로가 좋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부는 개혁을 구호로만 외치지 말고 이공계 대학, 과학 기술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개혁이다. 방송, 언론은 트로트 열풍만 불게 하지 말고 국가 경쟁력을 길러내는 인재들이 신바람나게,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우리는 부동산 가격, 물류 비용, 높은 임금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매우 빈약한 상태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세계 일류기업이 되는 길 뿐이다. 우리의 창의력 뿐이다. 세계 정세는 항상 우리의 긴장을 요구한다.
개혁은 제도와 분위기를 혁신해 경쟁력있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자본도 부족하다. 좁은 국토를 가진 나라다. 살 길은 지식과 기술이 집약된 경쟁력 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책보다는 감성에 호소한다. 국민은 정치꾼들이 교묘히 이용하는 지역감정에 속는다. 우리 국민! 언제나 이런 속임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정치인! 언제나 진짜 애국, 애민하게 될까?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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