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히브리 시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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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시대 이스라엘 시인들은 ‘가나다라’ 형태의 시를 즐겨 썼다. 히브리어의 자음은 22자로 되어 있어 히브리어로 ‘가나다라’ 형식의 시를 쓰면 22행(절)이 된다. 지난 회에 언급한 대로, 예레미야의 애가는 전형적인 ‘가나다라’ 형식의 시로 쓰여졌다. 시편에는 이런 형식의 시가 아홉 편이나 수록되어 있다. 시편 9, 10, 25, 34, 37, 111, 112, 119, 145편들이다. 시편 9편과 10편은 두 시편이 연계되어 하나의 시편으로 ‘가나다라’ 시편을 이루고 있다. 구약에 수록된 가나다라 시 중에 최고의 걸작품은 시편 119편이다. 이 시편은 장장 176절로 되어 있다. 히브리어 자음 하나를 각각 8번 반복해서 8절씩 사용하고 있다. 22자음을 각기 8절씩 사용했으므로 정확히 176절이 되는 것이다. 시편 119편을 히브리어 원문 성경으로 보면, 같은 자음이 8절씩 사용되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히브리어 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 시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계명과 율법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아름다운 가나다라 시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히브리어 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문학 형태는 두 줄(행)으로 구성된 ‘평행법’이다. 예를 들어본다.

“지혜를 얻는 것이 금을 얻는 것보다 얼마나 나은고
명철을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더욱 나으니라.” (잠언 16:16)

이 잠언의 말씀은 첫째 행(줄)과 둘째 행(줄)이 비슷한 의미의 어구들로 짝을 이루고 있다.
지혜를 얻는 것 – 명철을 얻는 것
금을 얻는 것 – 은을 얻는 것
얼마나 나은고 – 더욱 나으니라
이렇게 두 행의 시가 평행을 이루면서 같은(또는 비슷한) 내용의 대구(對句)로 대칭을 이루는 것은 히브리 시의 가장 흔한 문학 형식이다. 이를 동의적(同意的) 평행법(synonymous parallelism)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형태의 시는 구약의 시편이나 잠언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18)

교만하고 거만한 자는 결국 패망한다는 것을 두 행의 대칭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잠언이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유할 자 누구오며
저의 성산에 거할 자 누구오니이까?” (시편 15:1)

주의 장막 – 주의 성산, 유할 자 – 거할 자, 누구오며 – 누구오니이까, 두 행이 서로 짝을 이루는 대구로 되어 있는 동의적 평행법의 시이다.
동의적 평행법은 때로는 성경의 뜻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주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니 주의 통치는 대대에 이르리이다.” (시편 145:13)

이 동의적 평행법의 시에서 ‘주의 나라’와 ‘주의 통치’가 짝을 이루고 있다. ‘주의 나라,’ 곧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곳인가?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이 다름 아닌 하나님의 나라라는 뜻이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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