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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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일 2-3천 명 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다행스럽게 올해 본 교단 106회 총회가 지난 9월 28일 하루의 일정으로 한소망교회에서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었다. 경황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작년 총회에 비견하여 올해는 1,500명 총대가 대다수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PCR 음성 확인을 거친 후 회의에 참가했다.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따라 작년보다 훨씬 성공적인 총회를 마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총대는 오전 9시 출석 및 등록을 시작으로 오후 10시 20분까지 온종일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회무에 참여하는 열심을 보여주었다. 코로나 이전의 4일씩 모이던 정상적인 총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행된 야간 회의 시간에도 총대들은 피곤을 무릅쓰고 회무에 성실히 참여했다. 단 하루에 처리할 수 없는 산적한 난제들이 총대들의 성숙한 회의 진행과 상호 존중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나 둘씩 풀려 갈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을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떤 장면에서는 몇몇 총대들의 일방적 주장의 발언과 고성으로 낯 뜨거울 때도 있었지만, 상정된 안건에 대하여 분명한 동의와 찬성과 반대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발언만 하려는 몇 분의 총대들은 오히려 회의 진행자와 전체 총대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차제에 어떤 안건이나 의제에 대하여 한 번이나 두 번 이상 발언을 한 총대는 다른 의제 진행시에는 또 다른 총대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더 이상의 발언을 제한하는 회의 규칙도 생각해 볼 만 하다.

매년 총회에 참석하면서 느끼는 소감 중 가장 아쉬운 것은 1,500명 총대가 굳이 한자리에 모여 피곤한 거수기 노릇만 하는 일이다. 자신의 분명한 의사에 따라 찬, 반 의사 표시를 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거수하게 하여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다수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노릇을 하는 것이 과연 총대의 역할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항상 다수가 하나님의 뜻은 아닌 것을 알면서도 아닐 때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와 그만한 견해와 식견을 갖추고 회의에 임한다면 어떤 결의가 도출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공동체는 항상 새의 두 날개와 같이 찬, 반의 의견이 함께 공존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다수의 결정과 선택을 하나님의 뜻으로 합리화할 때 그만큼 공동체의 갈등과 경쟁의 골은 깊어지게 된다.

그러기에 찬성과 반대의 표결 전에 충분한 토론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민주적 회의 진행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의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 혹은 반론을 통해 회원을 설득하는 것이다. 오직 승패에만 연연하여 과도하게 경쟁적인 분위기에 집착하며 무례하게 언성을 높이는 것은 성숙한 토론자의 모습이 아니다. 또한 아무리 확고한 자신의 주장이나 논거라도 일단 찬. 반의 결과가 나오게 된 이후에는 공동체의 유익과 선을 이루기 위해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부총회장 선거와 임원 선출, 산하 기관장 인준 등의 인사 문제에 대하여 총회 이후에는 어떤 부정적인 소문이나 의혹 제기 등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총회의 결정 이전 목소리 높였던 자신의 주장 호소 등도 이제 전체 총회의 안정과 일치를 위해 더 이상 내 입에서 나오지 않도록 시편 141편 3절의 말씀을 묵상하고 내 입에 파수꾼을 세워 달라고 기도하자.
제106회 총회 주제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한국교회를 다시 살리고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는 우리 총회의 사명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 유일한 해답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피 묻은 복음에 있다. 제106회 총회는 회무를 위해 하루를 사용했지만 하루에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남은 1년간 계속될 것이다. 제106회 총회를 통해서 세상에 들려지는 소식이 세상에 부끄러운 시끄러운 인간들의 소음이 아닌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福音만이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하자.

이성주 목사
<제105회기 정치부장·진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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