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렘브란트 그림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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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낳은 화가 렘브란트(1606~ 1669)는 그림의 소재를 성경의 이야기에서 찾아서 모티브로 삼은 그림이 많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그림이 그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돌아온 탕자》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의 처참한 심경과 아들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맞아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된 이 작품을 감상하는 자마다 “용서와 관용”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렘브란트는 60여년의 생애를 살았던 그의 평생에 8개의 예수님의 초상화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덟 개의 그림이 신기하게도 나이가 먹어가면서 같은 예수님의 얼굴이 각각 다르게 묘사되었다는 사실이다. 

렘브란트가 20대 젊은이였을 때 그린 예수님의 얼굴은 거룩하게 하늘을 쳐다보는 그런 모습이고 우리가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세상 사람이 아닌 그런 모습의 예수님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렘브란트가 나이 먹어 중년이 되었을 때 그린 예수님의 얼굴은 마치 산전수전 (山戰水戰) 다 겪어가면서 살아가느라 고개를 숙이고 얼굴이 고뇌에 가득 찬 그런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렘브란트가 인생을 살아보니까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아가신 분으로 묘사가 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렘브란트가 가장 아꼈던 예수님을 그린 작품은 그의 만년에 그린 그림이었다고 한다. 그가 그 그림을 아주 아껴서 자기에 방에 걸어놓았던 그림인데 그 그림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은 특이하게도 렘브란트 자신을 많이 닮은 얼굴이었다고 한다. 물론 예수님이 2000년 전에 사셨던 분이므로 예수님이 렘브란트를 닮을 수는 없을 것이다. 렘브란트가 평생 동안 예수님을 생각하고 예수님이 어떤 분일까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다보니 렘브란트가 예수님을 닮아 갔다는 말일 것이다. 

렘브란트 안에 예수님이 계시고 예수님 안에 렘브란트가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예수님은 어떤 분일까를 생각하고 다시 고뇌하다보니 예수님의 모습이 그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인생을 다 살고 나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축복 중에 축복이요, 가장 좋은 선물은 예수님과 동행이었음으로 고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감리교회의 창설자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의 임종 직전의 모습에 대한 일화가 있다.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정신이 혼미하고 기운이 없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의식이 맑아지면서 한마디 남긴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 것”이라 말하고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살면서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 것, 내가 그분과 동행하다 보면 내가 예수님을 닮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기쁨은 내가 어제보다 오늘 더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고 어제보다 오늘 더 진리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의 진보와 기쁨이 소중하므로 우리에게 이런 기쁨을 빼앗기지 말라고 성경(빌4:3)은 말씀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쁨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절대로 빼앗기지 말아야 할 것이 기쁨이다. 사도바울은 감옥 안에 있으면서도 기뻐했다. 바울은 도무지 기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뻐한 사람이었다. 그는 실로 상황과 환경을 뛰어 넘어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생활 40년 동안 하나님께 많은 불순종을 하다 보니 하나님이 그들에게 맹독성을 지닌 불뱀을 보내서 그들은 불뱀에 물려 죽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었으니 공중의 장대 위에 매달린 놋뱀을 바라보는 것이었다(민21:9). 여기서 장대는 곧 ‘십자가’를 의미한다. 땅만 바라보고 한숨을 쉴 것이 아니라, 눈을 들어 장대에 달린 놋뱀을 바라보는 사람은 모두 살 수 있었고 끝까지 하늘을 향하여 눈을 뜨지 않은 사람들은 다 죽었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 하늘나라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 나는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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