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老年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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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70~80대가 되면 쾌활과 낙천은 슬금슬금 어디로 도망가고 부정과 불안이 반쯤 망가진 팔랑개비처럼 마음속을 맴돌게 된다. 그래서 여기저기 증상이 생길 때마다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순례가 시작된다. 배가 이유 없이 더부룩하다. 생배앓이가 잦다. 이쪽 관절이 쑤신다. 저쪽은 뻣뻣하다. 어깨가 시리다. 눈이 자주 흐릿해지고 웬 거미줄이 어른거린다. 가는귀가 먹는 것 같더니만 조수미 노래 같은 고음이 짜증나게 들린다. 

특별한 이상은 잡히지 않는데 검사만 자꾸 늘어난다. 평생 병원 신세 안 질 것 같던 자신감은 사라져 가고 사소한 신체 문제도 죄다 질병으로 여기며 병원의존형 사람이 되어 간다. 모든 증상을 치료 대상이라 생각하며 평생 환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호흡에 쓰는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진다. 가만히 있어도 예전보다 산소가 적게 흡수되어 평소보다 움직임이 조금만 더 커지거나 빨라지면 숨이 찬다. 이건 질병이 아니다. 

체내 산소량에 적응하면서 운동량을 조금씩만 늘려가도 숨찬 증세는 개선된다. 같은 이유로 기침도 약해진다. 미세먼지 많은 날 기침이 자주 나온다는 호소는 되레 청신호다. 고령에 위장의 움직임이 더디고 오래된 속옷 고무줄처럼 탄성도 줄어서 음식이 조금만 많이 들어와도 금세 부대낀다. 담즙 생산이 줄어 십이지장은 일감을 처리할 연료가 모자란 셈이니 기름진 고기의 소화가 어렵다. 대장은 느릿하게 굼떠져서 식이섬유 섭취라도 줄면 변비가 오기 쉽고 찬 음료수라도 마셨다 하면 어김없이 아랫배가 슬슬 아파온다. 이런 불편들은 고령친화적 생활 습관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위가 더부룩하면 연한 음식과 소식(小食)으로 습관을 바꾸면 된다. 또한 고령의 상실감이나 서운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마음먹기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아니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고의 전환이 권장되지 치료가 꼭 필요한 게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기름 바른 인절미나 조랑떡이 입에 당겨 소싯적처럼 한입에 냉큼 삼켰다간 기도(氣道)가 막혀 사단이 날 수도 있다. 불필요한 약 복용이나 무심코 건네받은 건강보조약물이 몸을 그르칠 수도 있다. 노령화 패턴 등을 이해한다면 여러 증세에 적절히 순응하면서 다스려 가거나 하다못해 무거워진 몸을 자주 움직여 주기만 해도 마음까지 한결 가뿐해질 수 있다. 늙어가는 것과 아픈 것은 비슷해도 다른 것이다. 생기도 다시 북돋우고 숨어버린 낙을 찾아내 정도껏 즐기며 살자! 

설날 연휴가 다가온다. 가족이나 타인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더라도 그 책임은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자. 하늘나라 갈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보람샘이 마르도록 꿈을 찾아 열심히 보람되고 행복하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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