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예수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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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성경을 읽다가 마음에 심한 찔림을 받았다. 그 내용은 이렇다. 귀신 들린 아들의 아버지가 그 아들을 예수께 데려 왔었다. 안타깝게도 예수께서는 자리를 비우셨고 절박한 심정으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부탁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 오히려 제자들과 서기관들이 변론을 벌이면서 큰 무리에 둘러싸여 그 불쌍한 아들은 사람들의 구경거리만 되고 말았다. 마침 예수께서 돌아오시자 아버지는 예수님 앞에 엎드렸다. 아버지의 하소연을 들으신 예수께서는 이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신 듯 이렇게 말씀하셨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처음에는 예수님의 이 책망이 너무 지나치신 것 아닌가? 싶었다. 이 책망이 누구를 가리키는지에 대한 해석상의 논란은 있지만, 믿음이 없어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고 절절 매고 있는 사람들이 패역하다니.., 그 사람들이 그런 비난을 받을 만큼 뭘 잘못한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패역(悖逆)이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다. 하나님의 권위와 말씀을 업신여기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 하나님께 보였던 원망과 불평과 반역의 행태들이 패역이었다. 그런데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였다고 해서 패역하다고 책망하시는 것은 무슨 이유이실까? 

그렇다. 믿음이 없으면 패역한 것이다. 믿음이 없으면 불신앙이다. 불신앙의 상태에서는 하나님의 능력과 권위의 말씀을 소홀히 여기게 된다. 결국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원망과 불평과 반역의 행태를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책망은 전혀 지나치신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영적 상태를 정확히 꿰뚫어보신 것이다. 

새해가 되었음에도 아직 코로나 팬데믹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1년 말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1년 전 교회에 출석했던 사람들 중 12%가 현재 믿는 종교가 없다고 답을 했다. 교인 10명 중 1명 이상은 공식적으로 교회를 떠난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통계 수치들이 목회자를 우울하게 만들고 주눅 들게 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영향을 받고 있다. 목회자인 나는 마치 거인 장수 골리앗이 두려워 엘라 골짜기의 한 웅덩이 속에 웅크리고 앉아서 벌벌 떨고 있는 이스라엘 병사와 같이 되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시면서, 예수께서는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라고 책망하신다. 예수님의 말씀이 지나치신 건가? 결코 아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다. 출애굽 광야 시절이나, 예수님의 시대나, 지금 코로나 시대나 변함없이 하나님이시다.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일꾼이라면 믿음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 믿음은 시대를 초월하여 세상을 이긴다. 예수께서는 믿음은 없고 변론만 일삼는 사람들을 향해 패역하다고 일갈하셨다. 교회 위기의 시대에 목회자인 나 자신도 이런 저런 교회 구제책이나 기묘한 교회 생존 방법을 찾아다니고 있음을 깨닫고 너무 부끄러웠다. 다윗은 몸에 맞지 않고 익숙지 않은 거창한 갑옷과 투구를 거절하고, 평소 익숙한 물맷돌 몇 개만 챙겼다. 정확하게는 오직 하나님께 대한 믿음으로 무장하고 골리앗을 향해 나아갔다. 누구라도 느끼고 있는 이 위기의 시기야말로 믿음이 필요한 때이다. 새해에는 믿음의 물맷돌을 챙기고 힘차게 전진해야 하겠다. 

이양재 목사

<명성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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