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미슈나 (Mishnah)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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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지키며 살아가야 할 삶의 규범들이 명기되어 있다. 이 규범들은 모두 613개에 이르는 계명의 형태로 되어 있고, 그중에 핵심 되는 계명이 바로 십계명이다. 이들 계명(율법이라고도 한다)을 ‘토라(Torah)’라고 부르며, 구약의 첫 부분의 다섯 권의 책(5경)에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창세기로부터 신명기까지 5경도 ‘토라’라고 부른다.

613개의 계명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적극적으로 ‘~을 하라’는 긍정적 계명과 ‘~을 하지 말라’고 하는 금지적 계명이다. 긍정적 계명은 248개이고, 금지적 계명은 365개가 된다. 전통적으로 유대인 랍비들은 이것을 기억하기 쉽게 이렇게 설명하며 가르쳐 왔다. 즉 248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마디 수이고, 365는 1년의 날 수이다. 그래서 248개 뼈마디로 이루어진 우리들은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613개의 계명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들 계명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계명 중에는 ‘원론’만 있고, 실천의 세부규정이 없는 경우가 있다. 안식일법이 좋은 예가 된다. 안식일에는 일하지 말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일’인가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안식일법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다.

둘째, 계명 중에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상황에서는 축자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자금지법이나 면제년법과 같은 것들이다. 구약시대 이스라엘은 비교적 단순한 농경사회였고, 혈연으로 맺어진 대가족 단위로 구성된 공동체였다. ‘이웃사촌’으로 서로가 이웃의 사정을 잘 아는 친밀한 관계였다. 그런 사회, 경제 구조에서는 이자금지법이나 면제년법들을 지키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유다 왕국이 멸망한 후, 유대인들이 이역의 땅으로 분산되어 이방 족속들과 섞여 사는 상황에서 그러한 ‘유토피아 법’들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따라서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생겨나게 되었다.

셋째, 613개의 계명은 많은 것 같아도, 실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규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21:25에는 소가 다른 소를 뿔로 받아 죽인 경우, 그 소 주인은 살아있는 소를 팔아서 그 값의 반을 죽은 소 주인에게 주라고 하는 손해배상 규정이 있다. 그런데 황소가 다른 사람의 암소를 뿔로 받아 죽인 경우, 죽은 암소 옆에 갓 태어난 새끼송아지가 같이 죽어있다고 하면, 배상문제는 어떻게 되나? 황소 주인은 죽은 암소 한 마리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이 있나? 죽은 송아지까지 포함해서 두 마리 소의 배상 책임이 있나? 이렇게 구약에는 명기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권위있는 판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대학자 랍비들이 많은 논의와 토론 끝에 만든 법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들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오게 되었다. 이것을 구전법(Oral Law)이라고 한다. 그런데 구전법의 양이 많아지게 되자, 서기 200년경 그동안 구전되어 내려온 구전법을 집대성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였다. 이것을 미슈나(Mishnah)라고 부른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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