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톡] 장터선교와 시장을 만드는 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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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이 되면 여기저기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장이 서는 곳으로 모여든다. 장날의 풍경은 언제나 떠들썩하고 흥겹다. 아이들도 덩달아 장 구경을 하며 여기저기 먹을거리를 찾아 돌아다닌다. 국밥집에서 흘러나오는 구수한 냄새는 장날의 맛이다. 나는 종종 시골 장날을 찾아다니던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돌아보며 세상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엄청난 유목민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의 이주민들이 자기들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흘러간다. 복음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 선교라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터키는 그런 의미에서 장이 서는 곳이다. 이란에서 흘러들어온 수많은 난민들의 행렬을 보면서 우리가 어디로 떠나야 할지를 깨닫는다.

한 곳에 붙박이로 머물며 선교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시골에서 도시로,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전쟁터에서 평화의 땅으로, 돈이 없는 곳에서 돈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한다. 북한에서 살던 동포들이 도저히 견딜 수 없음으로 새로운 땅으로 탈출을 해 온다.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흘러들어온 이주민이 2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미 집을 떠나온 아브라함과 야곱과 요셉과 모세와 같은 이주민들의 이동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각자의 삶에 특별한 이유가 있지만 모두의 공통점은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길 위의 인생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이 가는 곳이 어디인가를 보면 우리가 가야 할 선교지가 보인다. 나는 그런 선교를 장터선교라 부른다. 시장은 한곳에만 있지 않다. 여기저기 길 따라 장이 들어선다. 장이 서는 날이면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이고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장날의 풍경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나는 장터선교사로 살아간다. 지금까지 장터선교의 효과는 매우 좋은 편이다. 한국에서의 장터선교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아직도 장터선교의 매력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섬의 장터 선교지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찾아가는 선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가 시장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시장을 개척하면 된다. 어딘가 만들어진 시장을 찾아가는 수동적 장터선교가 아닌 우리가 시장을 만드는 장터선교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장을 찾아 떠나는 장돌뱅이가 아닌 내가 장을 만드는 시장의 주체로 살고 싶다.

터키에 요셉학교를 세우려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다. 23년 전 재한몽골학교를 세우고 난 뒤 나섬의 사역은 새로운 전환을 이루었다. 몽골학교가 있는 곳으로 몽골인들이 이주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광장동을 중심으로 전철 5호선의 라인을 따라 몽골인들의 새로운 거주지가 형성되었다. 학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나는 시장의 논리를 생각했다. 시장을 만들자! 선교의 시장을 우리가 직접 만들면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가두리 양식장처럼 장이 형성된다. 교육이 그 시장의 논리를 만드는 출발이다. 교육이란 삶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모든 부모는 자녀의 성공을 바란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 교육을 위하여 사람들은 이주를 한다. 이제는 교육을 위한 이주의 시장이 더 크다. 나는 시장을 만드는 장터선교사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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