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동자들에게 부활 생명의 빛 증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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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총회는 1959년 44차 총회에서 노동주일을 제정했다. 63년 전, 복음전도의 열정으로 산업현장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노동주일을 제정해 수많은 교회가 함께 예배드렸고, 노동주일 전 한 주간을 산업전도 주간으로 지정해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간담회를 열어서 현장의 소리를 경청했다. 산업선교의 제반 활동은 대규모 공장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안에서 기계와 노예처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증언하고, 노동자들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존중받아야 할 일꾼들임을 천명했다. 이때 한국교회에 대한 대사회적 신뢰도는 가장 높았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범대로 노동자들의 친구가 됐다. 

현재 우리 사회 노동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로봇과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4차 산업 관련 비즈니스 환경은 정보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술 발전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향유되지 못하고 기존의 노동자 보호 규정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과거 전통적인 형태의 노사관계 양상에서 벗어난 비표준적 고용의 확산과 기존의 법제도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이 출현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와 같은 ‘노동 밖의 노동자’ ‘제도 밖의 노동자’가 744만 명이 된다. 근로기준법이나 사회보장 밖에 놓인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청소년과 고령 노동자까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의 수가 945만 명이 된다. 법의 예외나 권리의 부재로 제도적 차별이 용인되고 있는 수가 1689만 명이 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언택트 플랫폼 노동이 가속화 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계속 이어졌고, 아마존과 쿠팡과 같은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은 비인간적이다. 물류센터 한 곳당 2500명의 인력 중 정규직은 5~10%에 불과하다는 것 등은 물류센터들의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 폭력적인 노동착취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매년 2천 명의 노동자들이 아침에 출근하지만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다. 산재는 사회적 참사다. 산재 사망사고는 몇 가지 안전수칙을 지킨다고 해서 방지되지 않는다. 책임적인 기업윤리와 법적인 장치를 더욱 촘촘하게 세워가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풍성하게 하기 위해 오신 주님과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저버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올해 106회 총회 주제와 목표인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는 모든 교회의 기도가 되고 성도들의 삶의 방향과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단이 제정한 노동주일을 총회 산하 69개 노회가 지키도록 독려하고, 9300개 교회, 240만 성도들이 함께 지키자. 전후 한 주간 동안 특별히 노동자들의 상황과 처지를 듣고 이해하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간담회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노동자들과 청년 노동자, 고령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을 경청하며 해결을 위한 기도와 선교적 협력의 길을 모색하자. 

노동주일 헌금을 어려움 가운데 있는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를 알리고 교육하고 일하는 기관에 전달하고 협력하는 계기로 삼아도 좋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세워가는 데 일조할 것이다. 오늘도 온갖 위험한 환경에서도 생계를 잇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동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생명의 빛이 증거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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