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기도의 끈을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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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어려움에 처하거나 위급한 경우를 당하면 절로 ‘하나님, 어찌하오리까?’하는 탄성을 내뱉곤 한다. 이는 가히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공통적인 일로, 심지어는 불교신자라도 무심코 ‘하나님’ 하고 부르짖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에게 부여된 많은 의무 중에 항상 하나님과 교통하는 ‘기도’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며, 그것도 이따금씩 필요에 따라 적당히 하는 것이 아니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성경은 명령하고 있다. 사실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생활을 계속하면서 더욱 이를 증진시켜야 하는 일들은 기도 말고도 상당히 많다. 일반적으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성전에 나가 예배를 드리는 일은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많은 재물 가운데 구별하여 다시 봉헌하는 감사의 행위, 하나님의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하기 위해 전도하며, 몸 된 교회의 일원이 되어 부여된 소명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교인들과 화목하며 선한 친교를 나눔은 물론, 그 외에도 주위에 있는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일도 몹시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도 기도하는 자세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며 어디에서나 아무 때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기에 기도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을 잊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무엇을 이루어주옵소서’라며 구하는 것이 보통이며, 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다가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망하기도 하는 연약한 인간인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우리의 기도대로 분명하고, 빠르게 기도의 응답을 받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은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다르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결과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런 깊은 뜻은 2차 세계대전 때에 있었던 유대인의 수용소에 남겨진 낙서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나는 태양이 비치지 않을 때에도 태양이 있는 것을 믿는다. 나는 사랑을 느낄 수 없을 때에도 사랑이 있는 것을 믿는다. 나는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에도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믿는다.’ 아마 그들은 고통 중에 부르짖는 욥의 기도에도 침묵하시던 하나님께 동일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것이다. 하박국의 기도도 불의한 일들에 대해 침묵하고 계신 하나님께 부르짖는 절규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너무 호들갑을 떨며 하나님의 침묵에 못 견디면서 때로는 하나님의 침묵을 절망이라 단정한다. 그래도 하나님은 침묵하신다. 그러나 비록 침묵 중에 계시지만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는 계속된다. 또한 하나님이 돌리시는 역사의 맷돌은 천천히 돌아가지만 정확하게 돌아간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지금은 비록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지만 지나고 뒤돌아보면 세심하고 정확하며, 원칙적인 면에서 계획하신 섭리 가운데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도 세상은 부조리하고 혼탁해, 하나님이 과연 계시냐고 생각할 정도다.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고난을 받고, 반면에 불의한 자들이 큰소리치고 활개치는 오늘이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침묵 중에 계신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다. 아니 믿어야 한다. 침묵 중에 섭리하시고 침묵 중에 간섭하심을, 그러기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기도를 계속해야 한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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