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하늘의 별이 되어’의 저자 채수정 장로와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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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백선엽 장군에 관한 소설을 집필했는가

 

7월 15일 출판된 故 백선엽 장군 실록 장편소설 ‘하늘의 별이 되어’(도서출판 한생명)가 2쇄에 들어갔다. 백선엽 장군의 회고록과 그에 관한 전기 간행물은 많지만 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채수정 장로(전 농주사랑교회)가 쓴 ‘하늘의 별이 되어’가 처음이다.
채 장로는 이번 소설 집필의 배경에 대해 “6.25한국전쟁 때 백선엽 장군이 이 나라를 어떻게 지켰는지 청년들과 학생들에게 바로 가르쳐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2일 채수정 장로를 만나 소설 집필 배경과 백선엽 장군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물었다.

 

– 백선엽 장군 실록 소설 집필을 마음먹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6.25전쟁 3년1개월 전사를 보면 백선엽 장군은 다부동 전투 등에서 나라를 지킨 구국 영웅인데도 지난 5년 동안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폄하되고, ‘친일’이라는 이유로 그분을 좌파 정권에서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를 구한 구국 영웅을 친일파로 평가하는 데 대해 몹시 분노했습니다. 지금까지 백선엽 장군에 관한 회고록은 나왔지만 소설은 없기에 이 참에 소설을 통해 내가 역사를 바로잡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땅에 많은 청년들과 학생들에게 6.25전쟁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백선엽 장군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백선엽 장군 1주기 때 대전 현충원에서 정부의 무심한 모습을 보고 ROTC가 주축이 돼서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가 만들어졌어요.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에서 나를 백선엽 장군 전기 작가로 임명하고 후원해주어서, 마침 나도 그런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분들의 힘을 받아 소설을 쓰게 됐지요.
그래서 자료를 준비하는 데 약 1년, 쓰는 데 1년,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총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 백선엽 장군 실록 소설 집필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소설은 갈등과 반전이 주요소가 되어 전개되는 스토리인데, 백선엽 장군에 관한 자료는 많지만 소설가들이 바라는 자료는 별로 없었어요. 다부동 전투 때, 절체절명의 그 순간, 백선엽 장군이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는 얘기는 많이 전해지고 있지만 어떤 자료에도 백선엽 장군의 신앙관에 관한 기록이 없었어요. 이 자료를 찾아내는 데 굉장히 애로가 많았습니다.
백선엽 장군이 다부동 전투 때 하나님께 서원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전역하고 외교관 생활도 마치고 귀국해서 영락교회에 출석하게 되는데, 현재 신촌교회 원로목사이신 오창학 목사님께서 당시 영락교회 수석부목사로서 백선엽 장군의 신앙생활을 곁에서 지켜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오창학 목사님께서 백선엽 장군을 오 목사님 구역으로 편성시키고 신앙지도를 쭉 하셨는데 백 장군이 너무나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잘 했기에 당회에 서리집사로 추천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백 장군이 이태원에 살고 있었는데 그 댁까지 심방을 가서 함께 기도하고 예배드렸다는 말씀을 오창학 목사님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 오 목사님을 통해 백선엽 장군 자서전이나 회고록 등 많은 자료들을 입수한 덕분에 백선엽 장군에 대한 신앙관뿐 아니라 가정사,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얻게 돼 소설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지요.
또 중앙일보에 2018년부터 소설을 연재했던 유광종 작가, 백선엽 장군 말년 10년 동안 장군을 보좌했던 예비역 대령 출신인 이왕우 보좌관을 소개받아, 이분들을 통해서도 백선엽 장군에 관한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 자료들을 얻을 수 있어 큰 행운이었습니다.

– 소설을 통해 특별히 전하고 싶었던 백선엽 장군의 업적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업적입니다. 소설에서 그렸습니다. 안보에 가장 중요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육군 참모 총장 시절 미국에 가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 이끌어냈어요. 그때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협정을 적극 반대하고 반공 포로들을 석방하겠다는 것으로 위협하면서 미국에 절대 휴전은 안 된다고 주장했었는데, 백선엽 장군이 나서 미국과 한국이 조약을 체결하도록 기초단계를 이끌어냈습니다. 백 장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도록 단초를 제공한 인물입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군 전력증강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2군단 창설을 통해서 한국군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최초로 한국군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낸 사람이 백선엽이에요.
세 번째로는 미국의 ROTC 제도를 가져와 우리 한국군 초급 장교 수급계획에 반영, ROTC를 창립케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군의 전력화에 초급장교의 수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155마일 전선의 소대장 73%가 ROTC 출신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매년 남녀 각 대학에서 4,000여 명의 신임 장교들이 배출되고 있지요. 이것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며 힘입니다.

– 소설 속에서 백선엽 장군의 어떤 면모들을 부각시키고 싶었습니까?

우선 그의 신앙관입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능력만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만하지 않고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겸손했습니다. 언제나 현장을 누비며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모든 정보를 파악했습니다. 자유와 평화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지요.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와 함께 너무 가난해서 대동강에 빠져 죽으려 했던 유년 시절을 거쳐, 약관 30세에 장군이 되고 33살에 한국군 최초의 육군 대장이 되는 갈등과 반전의 캐릭터는 소설가들이 가장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는 그의 인간성에 매료됐어요. 성실, 근면, 정직, 충성, 애국 등 인간 본연의 대표적인 성품으로 누구나 신뢰할 수 있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6.25 한국전에 참여했던 많은 미군 지휘관들이 한결같이 백 장군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6.25 전사와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애국심이지요. 그는 주변을 전혀 살피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정치권에 아부하지 않았지요.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만 올인한 참 성실한 군인이었습니다.

–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작가의 길을 걸어오신 과정을 소개해 주십시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춘원 이광수의 작품과 ‘상록수’를 쓴 심훈 작품, 삼국지, 그리고 외국 작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세르반테스의 작품들을 열독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국문학을 전공,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ROTC(3기) 장교로 임관, 보안사에서 10년 복무하고 소령으로 예편한 후 방위산업체를 설립해 경영했습니다. 대북한 적외선 야간 감시 장비를 개발해서 한때 성공했어요.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대북한 장비가 소용없게 되자 방위산업체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그때 기도원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내가 이제는 북한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북한 선교를 하자 해서 사단법인 한생명살리기를 만들어 14년째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또 내가 갖고 있던 글쓰는 달란트를 잊고 있다가 다시 글을 써야 되겠다 해서 2009년 단편소설 ‘소명(召命)’을 써서 문단에 등단(문학세계)했습니다. 그해 장편소설 ‘소명(召命)’을 출판하면서 세계문인협회가 주는 제12회 소설 부분 세계문학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소설 ‘소명’은 제가 1968년 실제 체험한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소재로 쓴 밀리터리 소설로, 국방개혁을 통해 안보를 튼튼히 하자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애국 작품입니다.
그 다음에 춘원 이광수의 실록 장편소설 ‘아버지는 풍금을 치고’를 썼습니다. 일제 강점기 동경에서 유학한 천재 작가로 우리 현대문학의 최고봉이었으며, 20대 젊은이로 상해 임시 정부에서 김구 선생과 더불어 독립신문을 발간하는 등 열렬한 애국 활동을 했으나, 말년엔 철저한 친일 분자가 되어 민족을 배신하는 스토리입니다. 또 그 다음에 쓴 ‘코레아우라’는 일제 강점 기 우리 민족의 철저한 원수인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통쾌하게 척살시킨 안중근 의사의 애국 소설로, 러시아 연해주 우리 선조들의 한 맺힌 지난날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이 땅의 24만 ROTcian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담긴 나라사랑 애국 작품입니다.

– 일반 소설가와 달리 교회 장로가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째는 하나님께 대한 영광입니다. 제가 백선엽 장군 소설을 쓰게 된 결정적 계기도 가장 큰 것은 백선엽의 신앙에 감동 받았고 그 신앙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백선엽 장군을 들어 쓰셨구나 라는 데에 제가 꽂혀서 글을 쓰게 된 겁니다. 앞으로도 소설가이자 장로로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쓸 겁니다. 둘째는 나라를 위해 쓰는 겁니다. 나는 글로서 애국을 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달란트로 대한민국을 더욱 사랑하고 싶습니다.

– 향후 또 다른 집필 계획이 있으십니까?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다음에는 종교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제목은 ‘하나님’으로 장편 종교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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