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은퇴 후 생존을 위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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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혼이라는 말이 있다. 은퇴와 더불어 유예해왔던 이혼을 당하는 것이다. 은퇴는 본인에게 가장 큰 충격적 사안이다.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은퇴와 더불어 잠재해 있던 가정불화가 시작된다. ‘회사인간’이던 50~60대 남성들이 퇴직 후 가정 회귀병(兵)이 된다. 이 무렵 아내들은 폐경기를 지나게 된다. 

은퇴 남편과 갱년기 아내의 심리적 특성을 서로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긴다. 부부 사이가 나쁘면 은퇴와 더불어 관계가 악화된다. 그러나 사이가 좋아왔다면 관계가 서로 더 밀착된다. 

은퇴 남편의 심리적 특성은 무엇일까? 은퇴한 남편에겐 트라우마가 있다. 최선을 다해 살았고 성취도 했지만, 현재는 그것들을 놓았다는 상실감과 소외감, 고독감, 단절감에 우울하다. 매일 나가던 일터가 없다는 것은 큰 상실감이다. 이 시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갱년기 부인에게도 남편의 은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아내에게도 예민하고 힘든 시기일 수 있다. 갱년기 후 증상이다. 힘들어하는 육체적인 문제가 80%다. 이 시기는 아내가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당신 종일 뭘 했다고 피곤하다고 해?” “평생 가족을 위해 고생한 나에게 이럴 수 있어?” 

남편이 이렇게 말한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은퇴 후 남편에게 아내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요건이다. 그런 아내가 지금 몸과 마음이 아프다. 예전 같지가 않다. 일도 버겁고 힘도 달린다. 그러니 아내도 도움이 필요하다. 갱년기엔 남편에 대한 원망이 생긴다. 남편이 괜히 얄밉다. ‘난 이렇게 힘든데 저 인간은 팔팔하네’란 생각이 든다. 

자녀의 취업 문제 또한 엄마에게 굉장한 부담이다. 이만큼 키워놨는데 자식들이 취업을 못 하면 자신이 무능한 것 같다.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자문하며 상실감을 느낀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공감하지 못한다. “당신 뭐 때문에 요새 입을 쭉 내밀고 있어?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라고 툭툭 내뱉는다. 

억울하다. 분통이 터진다. ‘30년 동안 자식과 남편을 위해 살았는데 이런 대접을 받다니….’ 억울함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진다. 우울증이 오고 우울증은 육체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육체적 증상은 다시 정서적 갈등을 가져온다. 

이때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대화가 필요하다. 서로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은퇴한 남편과 갱년기를 지낸 아내 이때는 심리적 공허감과 박탈감을 어루만져주는 공감 대화를 해야 한다. 

아내가 “있잖아요~”라고 말할 때 “있긴 뭐가 있어”라고 한다면 남편은 최악의 수를 두는 것이다. 무조건 “그래서, 그래”라며 받아줘라. 감정을 교감하는 대화법을 사용해야 한다. “아 그렇구나. 그래 일리 있어” 등의 ‘~구나 어법’을 구사한다. 반영적 경청으로 공감 언어이다. 

말할 때도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맞장구치고 공감해주면서. 

은퇴는 남편과 아내 서로에게 정서적 공감과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변곡점이다. 은퇴 후 행복한 삶에는 건강한 부부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향후 40~50년 동안 삶의 질을 결정하는 최상의 비법이 그곳에 있다.

두상달 장로

 반포교회 

 (사)인간개발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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