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교회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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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를 하다 보면 에피소드 몇 개씩은 다 있을 것입니다. 한 달 전 지인 목사님의 자녀 결혼식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되어 사회자가 주례자를 소개하고 예식이 시작되어 양가 어머니의 화촉점화와 맞절이 있었습니다. 순간 주례자가 찬송 몇 장을 부르자고 하고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고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것은 참석한 하객들이 찬송을 같이 부를 수도 없었고 주례자를 말릴 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예식장 도우미가 달려가 주례자에게 말했고 다행히 신랑 신부가 입장했습니다. 한바탕 웃음으로 시작되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결혼식이 진행되었습니다.

95년도에 교회에 부임해서 이웃들과 새로운 목사라며 인사하고 다니는데 교회 바로 옆집에 할머니 한 분이 손녀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전도해야 되겠다 생각하고 가깝게 지내려고 반갑게 인사도 했습니다. 그런데 성도들이 말하기를 그분은 무당이라고 알려줍니다.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별칭은 만신 할머니였습니다. 교회 권사님 중에는 과거에 친하게 지내고 왕래도 자유로웠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 사리가 분명하고 평상시에 마실도 다닐 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잘 몰랐는데 저녁이면 가끔 굿도 하고 그러다가 새벽기도회 시간이 되면 멈추고 끝나면 다시 시작합니다. 한 번은 수요일 저녁에 교회에 도착해 보니 굿판이 벌어졌습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 하고 더 열심히 찬송하고 통성기도하고 했더니 굿판이 철수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기도회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할머니가 교회 마당에 있는 저를 발견하고 찾아와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종교인들끼리 신사협정을 하자.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은 굿을 안하겠다고 합니다. 자기는 사실 어릴적에 세례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무당이 되었는데 자기는 놔두고 손녀딸을 전도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손녀도 교회에 나오고 할머니도 오시지요 했더니 자기는 안되니 손녀를 전도하라고 합니다. 

이 할머니는 심청이를 만났고 1년에 한두 번 임당수에 찾아갑니다. 그리고 큰 굿판이 벌어지면 작두를 타는데 쌍 작두를 탑니다. 이런 굿판이 벌어질 때면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해서 다가가서 구경합니다. 그러면 금새 얼마 안되어 철수합니다. 무당 할머니는 가깝게 지냈던 권사님에게 이번에 온 목사는 진짜 목사니 잘 믿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초파일에 걸던 연등이 부임 당시에는 수백 개가 걸렸는데 몇 년 지나지 않아 몇십 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찾아오는 이들도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점집이 바쁩니다. 예수믿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교회 다니는 사람은 30% 할인해 준다고 합니다. 이런 웃지 못할 플래카드도 걸려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먼저 잘 믿고 잘 가르쳐야 하겠습니다.   

최영관 목사

<김포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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