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한 말씀만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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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사람을 잘 살펴보거나 더불어 겪어보면 아무리 모자란 사람이라도 그에게서 한가지 교훈은 얻을 수 있다. 그가 나보다 낫거나 잘하는 일이 최소한 한가지는 있을 것이다. 그에게서는 그것만 배우면 된다. 부디 모든 사람을 볼 때 배울 점 즉 장점 하나씩을 빨리 찾아내는게 좋다. 장점 다 접어두고 굳이 결점이나 약점만 찾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정진(精進)과 자기수양이 중요하다. 여기서의 정진(精進)이란 불교의 실천덕목인 8정도(正道)의 하나다. 8정도란 ① 정견(正見/올바른 견해) ② 정사유(正思惟/올바른 생각) ③ 정어(正語/올바른 말) ④ 정업(正業/올바른 행동) ⑤ 정명(正命/올바른 생활) ⑥ 정정진(正精進/올바른 노력) ⑦ 정념(正念/올바른 의식) ⑧ 정정(正定/선정에 의한 정신통일)을 말한다. 여기서의 정정진(正精進)은 게으름이나 악을 줄이고 선(善)을 증대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大學」에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란 말이 있다. 진실로 새로워지기 위해 하루하루 날마다 거듭거듭 새로워져야 한다. ‘新’ 자는 서(立) 있는 나무(木)에 도끼(斤)를 댄다는 뜻이다. 혁(革)은 동물의 가죽을 벗겨내서(皮) 한번 더 가공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개혁(改革)이나 혁신(革新) 또는 쇄신(刷新)이란 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어느 대학 건물 벽에 “Bloody, revolution, peaceful evolution”(희생이 따르는 혁명이냐? 평화로운 진화냐?)이란 표어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생각했다. 혁명적 변화와 진화적 변화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혁명’을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 중 하나일 것이다. <삼국지>에는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이해된다(讀書百遍義自見)란 구절이 있다.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세 배 더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말이다. 태산이 아무리 높다 해도 하늘 아래에 있는 산인데 사람들이 올라가지는 아니하고 산만 높다고 탓한다는 옛 시조가 있었다. <史記>에도 “갑자기 얻은 사람은 반드시 갑자기 망하고 강제로 취한 사람은 반드시 뒷날 별다른 공(功)이 없다”고 일렀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각 사무실엔 추상춘풍(秋霜春風)이란 액자가 걸려 있었다고 들었다. 원래의 글은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이란 글로서 “자신을 대할 땐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땐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라”는 말이다. 이것이 ‘예의’고 배운 사람의 처신이다. 이런 자세의 반대말이 바로 ‘내로남불’이다. 최소한 자기를 대할 때나 남을 대할 때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인간의 본 마음은 ‘농사는 이웃집 농사가 잘 돼 보이고 자식은 내 자식이 잘나 보인다’는 것이다. 옛날 시골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저울을 두 개 갖고 있다. 남의 것을 살 때 쓰는 저울이 있고 자기 것을 팔 때 쓰는 저울이 있다. 이것은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 것인데 성경에서도 도량형을 속이는 것을 큰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속이는 저울은 주님께서 미워하셔도 정확한 저울추는 주님께서 기뻐하신다”(잠11:1/God hates cheating in the market place; he loves it when business is aboveboard). “규격에 맞지 않은 저울추는 주님께서 미워하신다. 속이는 저울은 나쁜 것이다”(잠20:23/God hates cheating in the marketplace; rigged scales are an outrage). “너희는 바른 저울과 바른 추와 바른 에바와 바른 힌을 사용하여라. 내가 바로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낸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레19;36/Don‘t cheat when measuring length, weight or quantity. Use honest scales and weights and measures. I am God your God. Keep all my decrees and all my laws). 자기와 상대가 같은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공정한 사회다. 요즘 야당 지도자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해 국민들을 속상하게 한다. 변소 갈 때와 나올 때에 똑같은 말을 해야 사람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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