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억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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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인도네시아보다 더 강경한 반 여성정책

이란 국경수비대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원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2023년 5월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군 당국은 충돌 발생 후 아프간 주재 대사관을 통해 탈레반 국방부와 통신했고, 확전을 막기 위해 발포를 중단했다. 이란은 동남부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 국경을 가로지르는 강물 통제 문제로 아프간과 갈등을 빚고 있다. 길이가 1천㎞에 달하는 헬만드강은 아프가니스탄 중부 지역에서부터 국경을 넘어 이란 남부지역까지 흐른다. 이란의 하문 호수는 이 강물로 채워지는데, 최근 기상 이변과 세계적인 가뭄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급감해 4천㎡ 넓이 습지가 모두 말라버린 상황이다.

이슬람 문제에 정통한 조지 조페 영국 런던대 교수는 “아시아에서 이슬람이 별다른 마찰 없이 이처럼 급속히 확산된 것은 정복자가 아니라 문명 전달자로서 파고 든데다 힌두 불교 등 기존 토착신앙과도 잘 융합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정부로부터 분리투쟁을 하는 아체주의 경우 이슬람 특유의 복장이나 이슬람법이 없지만, 주민들은 하루 세 차례 빠짐없이 기도하고 있으며 다른 신앙을 지닌 이들과도 큰 마찰없이 지내왔다. 외신들도 아시아에서 이슬람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현지화라고 지목하고 있다. 일단 현지화 전략으로 적응한 뒤 어느 정도 뿌리내리면 바로 그들만의 이슬람 사회 건설을 꿈꾸거나 사회를 이슬람 분위기로 변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인도네시아다.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에 선출됐다. 와히드는 이슬람 성직자이자 3천만 이슬람 당원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들은 서방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소화해내는 선진 국민으로 칭송받았다. 중동의 이슬람이 과격하다는 선입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너무도 다르다. 아시아의 이슬람 확산은 아시아선교의 사명감을 가진 한국교회에 도전이 아닐 수 없다

2021년 8월 20년 만에 아프간을 탈환한 후에 탈레반의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편견은 용납되지 않겠지만 이슬람적 가치는 우리의 틀”이라며 여성 권리를 이슬람 율법으로 제한하고, 의복 규율과 사회활동 등 영역에서 어느 정도까지 권리를 허용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미 아프간 곳곳에선 여성 억압이 다시 시작됐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 국영방송의 유명 앵커인 카디자 아민을 포함해 여직원들을 무기한 정직시켰다. 탈레반의 언론 담당 간부가 뉴스 채널에 나와 여성 앵커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선전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아민은 “나는 기자인데 일할 수 없게 됐다”며 “다음 세대는 아무것도 갖지 못할 것이며 우리가 20년간 이룬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고, “탈레반은 탈레반이다.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앵커의 사례는 탈레반의 점령 이후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질 지에 대한 깊은 불안감을 반영한다”며 “아프간 여성들은 억압적이었던 과거로 돌아가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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