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와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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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2015년에 인류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문제를 제기하며 빈곤종식을 비롯한 17가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지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회 제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지속가능할 것인가? 거의 모든 교단이 2010년을 기점으로 성장을 멈추고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며,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담보하는 다음세대의 급감 현상은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회의 미래가 어떠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그 교회 교인들의 인구분포이다. 가장 이상적인 교회의 인구분포는 사다리꼴로서 위의 노년층이 많지만 아래로 내려오면서 더 넓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교회 인구분포는 역삼각형 구조이다. 연세 드신 분들은 많은데 나이가 어릴수록 좁아지는 구조이다. 이런 경우 아래 꼭지점에 해당하는 영, 유아들이 한국교회의 주역이 될 때 한국교회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과연 한국교회가 지속가능할 것인가? 한국교회의 지속가능성은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에게 달려있고, 교회학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교회학교 ‘위기’라는 말 대신 교회학교 ‘소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교회학교가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코로나 이후, 최근에 많은 교회들이 교회학교 부서를 통합하고 있다. ‘부서통합’이라는 말은 근사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은 어느 한 부서가 소멸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예컨대 과거에 유년부와 초등부로 분리되어 있다가 아동부로 통합되었다면 두 부서 중의 한 부서는 소멸된 셈이다. 중등부와 고등부로 분리되어 있다가 청소년부로 통합되었다면 두 부서 중의 한 부서는 사라진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부서통합’은 교회학교 소멸의 한 전조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근본적인 대처 방안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학령인구를 늘리는 방안이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작년 총회의 교세통계를 분석해보면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아동부 교회학교 학생수의 10년 간 감소 비율이 40.2%인데, 그 연령에 해당하는 학령인구 감소 비율은 7.4%에 불과하였다는 사실이다. 즉, 교회학교 학생수의 감소가 학령인구 감소보다 33% 더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만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저출산 문제보다 더 강력하게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바로 부모요인과 학업요인이다. 교회학교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열거하고 각각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여 전국적으로 조사하여 통계 분석을 하여 얻은 결과이다. 부모요인이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다음 요인으로 학업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부모는 ‘교회 다니는 부모’에 불과하다. 부모는 교회를 다니고 교회의 직분도 맡아서 봉사도 하지만,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믿지 않는 가정과 거의 다를 바 없이 세속적이다. 가정예배도 드리지 않고, 신앙적인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한국교회 부모가 ‘진정한 그리스도인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자녀교육에서의 거듭남이 필요하다. 자녀교육에서까지 예수를 믿을 때에 진정한 크리스천 부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기독교적인 학업관을 갖고, 신앙과 학업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주일 아침에 학원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보내야 한다. 잠언1:7의 말씀처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믿고 여경지근의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마치 유니게와 바울이 협력하여 디모데를 양육했던 것처럼, 가정과 교회, 부모와 교회학교 교사가 함께 다음세대를 세움으로 소멸의 위기 속에 놓여있는 다음세대를 새롭게 세워, 한국교회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상진 교수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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