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목회에서의 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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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를 하면서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있었다. 금년 2월 두 번의 장례식을 한주에 치루었다. 한번은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다가 가신 집사님 때문에, 또 한번은 갑작스럽게 가신 권사님의 장례다. 이 두 번의 장례식이 아주 특별했던 이유는 후자의 경험 때문이다. 

앞서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다가 가신 집사님의 장례식날, 아침 7시 병원에서 발인예배를 마치고 화장터를 향하여 교회 승합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차 안에는 장로님 부부와 한 분의 권사님, 저의 부부 그리고 오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권사님이 타고 있었다. 가는 도중 권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장터를 향하여 가고 있었다. 

사건은 교육청에 못미쳐 일어났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자 순간 뒤를 돌아보았다. 권사님은 창가에 기댄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순간 옆에 있던 권사님이 소리쳤다. 

“권사님! 권사님! 왜 그래요? 눈 좀 떠봐요.”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장로님은 앞자리로 건너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나는 급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교대하여 119가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5분이나 흘렀을까? 119가 도착을 하고 인계를 하려고 일어나는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오직 살려야만 하겠다는 일념으로 계속 가슴 압박을 한 터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지 못했으리라.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연이어서 경찰이 와서 신원확인을 하는데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권사님의 소지품에 주민증 내지는 신원을 확인해 줄 무엇인가 있겠거니 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화장터에 영구차는 이미 도착을 하여 집례자를 기다리는데, 또 지금 권사님을 병원에 이송해야 하는데 신원확인이 되지 않아 어쩔 줄 몰랐다. 

일단은 담임목사인 내가 신원보증을 하고 장로님을 동행시켜 병원에 이송시켜 놓고는 화장터로 갔다. 이미 화장터에서는 집례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아무런 얘기 없이 서둘러 화장예배를 마치고 사정상 먼저 가봐야겠다 하고는 병원으로 곧장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여 사정을 물어보니 의식이 없다는 말과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결국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았고 그렇게 인계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이틀 후 권사님은 하늘나라로 갔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깨닫는 면이 있었다. 노인 성도들이 많은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사전에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 놓았다면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나는 서식을 만들어 전 교인들에게 배포하고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 놓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투약정보, 신체의 특이사항, 비상연락망을 미리 확보해 놓았다. 앞으로는 비상 상황이 닥칠 때 당황하지 않고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황찬규 목사

<장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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