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한국인 선교사의 피가 흐르는 아프카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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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성도

2007년 7월 19일 선교활동을 위해 아프간에 입국해 전세 버스로 이동중이던 선교단 23명은 운전기사를 미리 매수해 함정을 팠던 탈레반에 의해 카불에서 140km 떨어진 카라바그 지역 도로에서 납치됐다. 피랍 이틀 후인 21일 오후 4시 30분까지 아프간에 파병돼 있던 한국군이 철군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탈레반은 협박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해 협상에 나섰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탈레반은 두 명을 차례로 총으로 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피살되게 한 책임을 국가가 지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방문 금지 국가와 지역을 무단으로 갔다는 식으로 책임을 샘물교회에 돌려서 모든 매스컴이 비방을 하게 하고 슬픔 가운데 귀국한 봉사단원을 범죄인 취급한 노무현 정부에 대해 이제는 재평가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선교는 순교까지도 무릅쓰고 나가는 ‘자기희생이자 자기해체’이다. 그리스도교는 피의 제단 위에 세워진 순교 공동체이다. 많은 순교자들이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대로부터 현대교회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왔다. 세상의 권력은 초기 그리스도교의 순교자들을 육체적으로 결박하고 마침내 죽였지만, 그들의 영혼을 결코 결박하거나 죽이지 못했다. 한국교회도 많은 순교의 피 위에 세워진 교회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성도와 같은 순교자들의 죽음이 우리의 옷깃을 경건하게 여미게 한다. 우리는 그들을 순교자들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실은 그들이 죽음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는데, 안전조치가 미흡하여 순교하였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들의 고귀한 순교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순교한 두 분은 단기선교를 출발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았는지 가족 앞으로 유언까지 작성하고 갔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분명히 하나님 나라의 미래에 일어날 값진 열매를 위해 순교한 분들이다.

이미 순교한 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니, 앞으로 회교권 선교를 어떻게 감당해야 지혜로운 것인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과제가 주어졌다. 그 무엇보다도, 선교는 인간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 곧 ‘하나님의 선교’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회교권에서 일어난 현대판 순교와 관련하여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초기 교회의 역사가인 유세비우스는 마지못해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의 경우에 관해서도 언급을 한 적이 있다. 그에 의하면, “그들은 상을 얻고 싶은 욕망으로 불타고 있었지만, 순교자의 면류관을 쓰는 일을 너무 서두르지 않으려고” 그 상을 가볍게 여겼다고 기록하였다. 아주 의미 있는 언급이다. 선교는 이 시대의 교회가 감당해야 할 지상 최대의 사역이다. 오직 교회는 선교를 위하여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때로는 선교하다가 순교할 수 있다. 순교는 그리스도인이 누릴 최고의 영예이다. 그러므로 선교와 순교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소기천 박사

<전 장신대 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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