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작은 섬김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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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를 때면 우리의 가슴은 희망으로 벅차오른다. 그러나 작렬하는 한낮을 지나 어스름한 땅거미가 밀려오게 되면 모두들 집으로 돌아가 하루를 정리하게 된다.

계묘(癸卯)년!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고 매일같이 떠드는 매스컴과 함께 부푼 꿈을 안고 새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한여름의 폭염을 지나 부쩍 싸늘해진 날씨와 함께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이때쯤이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지금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래서 11월은 감사의 계절이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우리의 시선을 이웃에게 돌리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한 작은 섬김을 시작해 봤으면 한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마 5:13-14)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빛과 소금 되는 삶이란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을 희생하는 삶일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방울은 소리를 내는 그 일 때문에 그 몸이 부서지고 촛불은 빛을 비추는 그 일 때문에 온 몸이 녹는다”고 말이다. 나를 희생하여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이 바로 빛과 소금 되는 삶이다. 우리도 이 해가 가기 전에 예수님을 본받아 이 작은 섬김을 시작해 보자. 시작이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다 해도 분명 그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열매들이 맺혀질 것이다.

연전에 우리 장로회의 야외 모임을 충북 괴산에서 성막을 체험하며 실시한 적이 있는데, 오고 가는 차 안에서 성막에 관한 설명과 더불어 퀴즈대회를 실시하고 맞추는 사람에게 이천 원, 삼천 원씩 주면서 이것을 마중물로 삼아, 교회에 돌아가면 적어도 10배 이상의 이웃사랑을 실천해 보라고 했더니 이 일로 인해 온 교회가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우리 장로님 최고를 연발하며 좋아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강에 나가 보면 그 물결이 얼마나 도도한지 그 흐름조차 멈춰버린 듯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처음 시작되는 산골짜기에 가 보면 졸졸 흐르는 물줄기가 정말 찻잔에 넘칠 정도의 아주 작은 흐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흐름이 모이고 모이면 끝내는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큰 강물이 됨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벳새다 들녘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루면서 어린아이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바치는 그 일로부터 시작하지 않으셨는가?

나는 한강을 볼 때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각한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예수님 시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시작하지 않으면 역사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작은 섬김을 시작함으로 우리 가운데에서 또 다른 오병이어의 기적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김형룡 장로

<함해노회 장로회 회장·예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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