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거꾸로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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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행과 함께 인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와 탑승구로 가는 중이었다. 바닥에 설치된 무빙워크(moving walk)를 타고 가는데 옆 라인이 좀 이상했다. 우리 일행이 탄 무빙워크는 탑승구로 가는 방향이고 옆은 입국장으로 들어가는 방향이다. 비행기를 타려고 탑승구 쪽으로 가는 아주머니 한 분이 반대방향 무빙워크를 타고 열심히 걷고 있었다. 그분은 열심히 걷는데도 앞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거꾸로 탔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아주머니는 공항에 나와서 무빙워크를 처음 타는가보다. 한 쪽은 사람들이 많이 타고, 마침 한쪽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 아주머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쪽을 타고 남들보다 빨리 편히 가고 싶었는가 보다. 아주머니의 일행은 그 이상한 기계를 안타고 다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용기 있게 새로운 기계를 타고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왜 힘들게 걸어가나? 가만히 보니까 땅바닥을 기어가는 기계인가 본데 이걸 타고 가면 빨리 갈텐데. 저런 답답한 사람들’ 무빙워크를 똑바로만 탔으면 그 뜻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탔다. 그때 무빙워크 옆으로 그냥 걸어가는 아주머니의 일행이 이 분을 불렀다. “아무개야, 이리 나와.” 일행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그제야 자신이 무빙워크를 거꾸로 탔다는 사실을 알았다. 뒤돌아서 무빙워크를 빠져나오는데 순식간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소중한 깨달음 하나를 얻었다. 거꾸로 가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거꾸로 가는 인생은 틀림없이 힘들다. 힘들어도 돌아 나올 수 있다면 괜찮다. 조금 늦어질 뿐이다. 그러나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더군다나 거꾸로 가는 그 끝이 멸망이라면 즐기며 살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세상 인생길은 두 길이다. 하나는 멸망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생명의 길이다. 어느 길로 가야겠는가? 사는 길로 가야지 죽는 길로 가면 안 된다. 

벌써 2023년이 끝나간다. 금년 한 해 우리들은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거꾸로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 바로 가는 길은 오직 한 길, 예수님뿐이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똑바로 가는 길이다. 예수님이 참 길이다. 예수님만이 아버지께로 가는 길이다. 우리 모두 그 길로 가야 한다. 거꾸로 가면 안 된다. 거꾸로 가면 열심히 걸어가도 그 자리일 뿐이다. 예수님이라는 무빙워크를 타고가면 가만있어도 잘 간다. 이 모든 것이 은혜다. 한 해가 끝나간다. 주님과 함께 살아온 이 한해를 감사하며 거꾸로 가는 새해가 되지 않도록 기도할 뿐이다. 

민경운 목사

<성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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