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기분 좋아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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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메일(카카오톡)을 읽다가 재미있어서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팍팍한 세상살이지만 우리는 사소한 것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다. ①포장지를 자를 때 가위가 쫙하고 종이를 가르며 직선으로 나갈 때 우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인가를 직선으로 가르고 있음이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②가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바삭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연인과 팔짱을 끼고 함께 걷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우리나라 고려 가요 중 만전춘별사(滿殿春別詞)가 있는데 현대어로 풀어보면 “얼음 위에 댓잎자리 만들어/ 님과 함께 얼어 죽을망정/ 정다운 오늘 밤 더디 새시라 더디 새시라// 뒤척뒤척 외로운 침상에/ 어찌 잠이 오리오/ 서창을 열어보니/ 복사꽃 피었도다/ 복사꽃은 시름없이 봄바람 비웃네 봄바람 비웃네//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넋이라도 님과 함께/ 지내는 모습 그리더니/ 우기시던 이 누구입니까 누구입니까 (후략)”이다. 얼음판 위에다 댓잎으로 자리를 깔고 함께 자도 날 새지 말자는 그 열정이 부럽기만 하다. ③무슨 이유에서인지 막 꺼내서 처음 거품을 내는 새 비누로 씻으면 더 청량하고, 깨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④건조기에서 막 꺼낸 따뜻한 타올보다 더 좋은 건 따끈따끈 보송보송하게 말린 이불 안에서 낮잠을 즐기는 것이다. ⑤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깜빡 까먹었다가 갑자기 반짝 생각이 나는 순간. 세상 문제가 다 풀린 듯 개운한 기분을 느낀다. ⑥이슬이 내렸거나 막 물을 뿌린 뒤의 싱그러운 향기와 함께 널리 펴진 들판의 푸릇푸릇한 잔디벌판을 볼 때 시원함을 느낀다. ⑦택배나 책을 부치려고 할 때 충격을 막기 위해 뽁뽁이로 한 번 둘러싸는 일이 있다. 반대로 택배를 받았는데 그 안에 포장용으로 들어있는 뽁뽁이를 들고 한 구멍씩 터뜨려보면, 뽁뽁 소리를 내며 물방울 터지듯 터져간다. 그것이 왜 그리 재미가 있는지, 또 쾌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⑧책상 위나 서랍 속 혹은 수납장 그리고 거실 안의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개운하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정돈은 항상 개운하고 만족감을 주는 일이다. 우리 머릿속의 복잡한 상념들도 정리정돈하거나 체계있게 분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⑨높은 수압의 물 호스로 더러워진 벽이나 마당의 시멘트 길을 씻어낼 때도 쾌감이 있다. 더러운 때나 흔적들이 깨끗이 벗겨지는 모습에서 개운함을 느끼는 것이다. ⑩식사 후 양치질을 해도 잇속에 이물질이 낀 듯한 느낌이 들 때, 치실이나 이쑤시개를 이용해 이 사이에 낀 것이 빠지게 됐을 때도 쾌감을 느낀다. 게장을 먹다가 꽃게 껍데기가 꼈거나 팝콘을 먹다가 옥수수 껍질이 끼었을 때 그것을 빼내면 아주 시원하다. ⑪얼굴에 마스크 팩을 한 후 때어낼 때, 피지가 쫙하고 뽑혀나올 때도 상쾌한 마음이 든다. ⑫단잠을 자고 알람이 울리기 몇 분 전에 스스로 잠이 깨서 일어났을 때 스스로 대견스러워지면서 만족함과 자부심을 느낀다. ⑬아직 한 번도 액정에 지문을 남기지 않고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은 새 핸드폰을 사서 표면의 보호용 비닐을 떼어낼 때 그 신선한 기분도 역시 놓칠 수 없다. ⑭살얼음이 얼었을 때 돌을 던져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살얼음이 깨지는 것을 보는 것도 시원한 배설감을 느끼게 한다. ⑮핸드폰을 충전한 후 배터리 충전상태가 100%라고 찍혀있는 것을 볼 때 마음에 든든함을 느낀다. 마치 충분한 돈이 들어있는 통장의 잔액을 보는 든든함이라고나 할까. 내 차를 서둘러 앞질러 가던 차가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지점에서 옆에 나란히 서있을 때도 약간의 쾌감을 느낀다. 막혔던 배수구가 뻥 뚫려 쏴하고 물이 내려갈 때도 위기를 해결한 기분이 즐겁다. 막 도착하자마자 푸른색으로 신호등이 바뀔 때도 기쁘다. 원없이 재채기를 한 번 할 때도 시원함을 느낀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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