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구순(九旬) 장로의 고백 ‘동행하시는 하나님’

Google+ LinkedIn Katalk +

경찰 33사진작가 50문예인 30

최석산 장로는 33년 경찰공무원 퇴직 후 사진작가, 시인으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석산(92세, 흑석중앙성결교회) 장로는 1960년 “영국 경찰 제도를 우리나라 경찰에 새롭게 도입하자”는 내용의 학사 경찰 모집공고를 신문에서 본 후 ‘드디어 국가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왔구나!’ 싶었다. 호기심과 사명감으로 그 길로 국립경찰전문학교에 입학한 후, 1993년 9월 경찰공무원으로 명예퇴직했다. 최 장로의 33년 경찰공무원 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은 경찰조직에 ‘신우회’를 최초로 조직하고, 신우회 정기예배를 위한 예배당을 청사 내(현 서울시경찰청 15층)에 마련한 일이다. 공직생활 퇴직 후 지금까지 사진작가, 시인, 수필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 장로를 지난달 10일 본보 르비딤홀에서 만나 직업적 소명과 건강한 노후 생활의 비결 등에 대해 들었다.

경찰 내 최초로 신우회조직 경찰복음화앞장

최 장로는 1933년 당시 농촌 산골 마을이었던 경기도 용인시에서 태어났다. 가족은 모두 불교에 가까운 유교였지만 40대 중반에 누님의 권유로 흑석중앙성결교회(당시 조용한 목사, 현 황정일 목사 시무)에 출석하면서 가족 모두 기독교인이 됐다. 최 장로는 “48년 동안 나름대로 바르게 산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무질서한 생활이었다”며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임을 깨닫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기독교인이 된 후 무엇보다 직장생활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당시 서울시 경찰청 경리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기독교 경찰들이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지하실 및 복도 한 귀퉁이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최 장로는 곧바로 ‘서울경찰연합신우회’(이하 신우회)를 조직하도록 했고, 신우회 조직 후에는 자연스럽게 경찰연합 초대 신우회장으로 위촉됐다. 초대 신우회 회장으로서 최 장로는 서울시 내 30개 경찰서에 신우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협조공문 등을 보내 총 800여 명의 경찰이 회원이 됐다.

신우회를 조직한 후 최 장로는 신우회 회원들이 매주 목요일 정기기도 모임 등을 가질 수 있도록 예배 장소를 물색했다. 최 장로는 “신우회 회장으로서 청사 내 경찰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사명처럼 느껴졌다. 마침 당시 경찰청장이 기독교인이어서 경찰청사 내 교회설립계획서를 작성해 결재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민중의 지팡이 된 경찰이 가장 경찰다운 모습일 수 있도록 예배와 기도가 끊어지지 않는 예배당을 마련해 ‘경찰 복음화’에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마련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최 장로는 신우회 회원들과 기도 및 예배 모임은 물론 유치장 순회 예배, 주말 불우이웃 돕기 방문을 통해 경찰 내 기독교인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 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민중의 지팡이’로서 경찰이 맡은 임무를 성실히 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러한 일들을 경찰 안팎으로 인정받아 최 장로는 33년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총 40여 차례  훈·포장 및 표창, 감사패를 수상했다. 1961년 대민친절 봉사공로 표창(횡성결찰서장)을 시작으로, 수도경찰모범공무원표창(1982, 서울특별시장), 청소년선도활동유공표창(1986, 내무부장관), 경찰행정발전 및 사회질서유지 공로표창(1983, 대통령상)을 비롯해 1993년 명예퇴직 때에는 대통령훈장인 ‘녹조근정훈정’을 받았다.

사진과 글로 2의 인생창조주 하나님께 감사

최 장로는 은퇴 후, 취미였던 사진 촬영에 본격적으로 힘쓰며 사진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펼쳤다. 기독교인이 된 후 사진 촬영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갖고 있던 터였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앵글에 담을 때마다 감사 고백이 절로 터졌다. 사진 촬영의 주 무대는 서울대공원과 용인의 석성산, 그리고 지방의 유원지 등이었다. 최 장로는 “사진 촬영은 빛 조절이 관건”이라며 “빛을 볼 때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세계에 감탄하며, 셔터를 누르는 순간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한다”고 말했다.

최 장로는 하나님을 ‘사진 스승’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1996년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정회원 작가로 등록했다. 이듬해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전국사진공모전’에서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6회 수상 경력이 이어졌다. 특별히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중국의 운남성 ‘석림비경’과 장가계 ‘황산’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국내 및 중국에서 개인 사진전을 열고, 수익금 500만원 전액을 북한 어린이 돕기에 기탁 했다.

뿐만 아니라, 최 장로는 운남성 석림비경을 답사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와 자연에 대해 깊이 감동한 것을 계기로 문학에 입문했다. 최 장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오묘한 섭리를 보며 시상을 떠올리며 문학의 길에 들어선 후 시와 수필 작업에 매진하게 됐다”며 “기독교인이 되면서부터 시작한 사진은 50년 동안, 문학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장로의 시와 수필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일상에 대한 감사를 주제로 삼고 있다. 최 장로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니 아흔이 넘는 지금까지 특별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5년 11월 장로장립 때 최석산 장로와 전응순 권사

 

 

 

 

 

 

 

삶의 연단 통과하며 업그레이드 된 믿음

최 장로는 1995년 11월 장로 장립 후 2002년 11월 은퇴했다. 은퇴 후 2015년에는 성결교단 은퇴 장로 3000여 명의 모임인 ‘전국성로회’ 21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금도 아내 전응순(90세) 권사와 함께 매주 교회에 출석하며 각각 남전도회와 여전도회 ‘최고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시련도 찾아왔다. 1996년 아내의 건강 악화로 가족이 함께 4년을 꼬박 치료와 회복에 힘썼다. 2004년 7월에는 3남매의 장남(종원, 향년 44세)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며 두 번째 주재원 발령을 받은 후 갑자기 부딪친 ‘아픔’에 최 장로는 당시 “너무나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몰려오며 나의 신앙도 점검해보았지만 아무런 답이 나오질 않고… 답답하고 억울함에 가슴이 터질 듯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 돌아보니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눈물로 침상을 적시며 보낸 것이 삶 속의 하나의 연단 인가 싶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을 붙잡고 믿음으로 걸어가는 것이 마음속에 천국을 이뤄가는 것이라고 여유롭게 생각하려고 했다. 세상을 떠나면 가게 될 천국, 그 완전한 행복과 자유를 조금 앞당겨 경험해보자…그런 마음으로 끝까지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최 장로는 지금도 장로인문인협회 및 기독교수필문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특별히 2년 전부터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 첫 번째 성경 필사를 마쳤으며, 올해 두 번째 성경 필사를 시작해 늘 말씀을 가까이 두고 있다. 최 장로는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는 말씀을 꼽았다. 최 장로는 “올해도 하나님께서 건강을 지켜 주실 줄 믿고 긍정의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며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주변 사람들을 인정하고 세워주고 싶다”는 2024년 비전을 밝혔다.

 

/박성희 기자

 

두물머리<사진=최석산 장로>

 

 

 

 

 

 

 

 

 

 

노년의 추억 <최석산>

세월은 변해만 간다

우리네 모습도 뒤따라 변해간다

그곳에 잠기는 우리들 마음

서로가 배려하고 누(累)가 되지 않는

너와 내가 되었으면

뒤돌아서도 언제나 여운(餘韻)이 남는

미소가 머금은 너와 나

언제나 연인처럼 때로는 부부같이

그리움 남겨지는 너와 나의 만남

후회 없이 남겨지고

아름답게 물들도록

노년의 황혼을 추억으로 만든다

그리움에 설레며 너와 나를 위해서

 

<최석산 장로 약력>

1960년 국립경찰전문학교 입학

1993년 경찰 공무원 명예퇴직

1995년 흑석중앙성결교회 장로 장립

1996년~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2002년~흑석중앙성결교회 명예 장로

2009년~한국예술사진인연합회 고문

2010년~한국경찰문인회 고문

2010년~대한민국공무원문인회 감사

2020년~한국문인협회수필문학회 이사

2022년~한국기독교수필문학회 고문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