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독대와 환대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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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서종면에 가면 산속 골짜기에 ‘아둘람의 집’이 있습니다, 연구와 목회로 지친 신학자와 목회자를 위한 재충전의 공간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과 박보경 교수가 세운 새로운 공동체입니다. 영적 구도자들을 위한 재충전의 공간으로 세워진 이곳은 특별히 두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곧 독대의 공간과 환대의 공간입니다. 독대의 공간은 예배 및 기도 공간으로 힘들고 지친 영혼이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과 독대하는 영적 공간이고 환대의 공간은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아픔을 나누고 위로받을 수 있는 회복의 공간입니다.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삶과 사역에 지친 이들이 찾아와서 재충전되어 더 적극적인 삶과 사역에 임하도록 하는 이 공동체의 월례 정기예배에 참석하면서 이런 공간이 단순히 지친 사역자만이 아니라 지친 우리 한국교회를 회복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이상적 교회의 한 전형(典型)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정말 재충전이 필요할 만큼 지쳐 있고 나아갈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은 불안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항간에 소셜 미디어들을 통하여 떠돌아다니는 “검사들은 정의에 관심이 없고, 기자는 진실에 관심이 없고, 의사는 환자에 관심이 없고, 목사는 예수에 관심이 없다”라는 현실에 대한 비관적 풍자를 읽으면서 부인할 수 없는 아픈 우리 현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정의보다는 편 가르기에 편승한 검사들의 법 집행이나, 사건의 문제나 사실을 진실보다는 자파의 이념 구현을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기자들, 그리고 사명을 망각하고 오직 눈에 보이는 자기 집단의 이기적 욕심을 따라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을 버린 의사들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정말 뼈아픈 마음으로 다가온 것은 “목사는 예수에는 관심 없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듣고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현실적인 문제인 것 같아서입니다. 목사가 예수에 관심이 없다면 그는 이미 목사가 아니고 그런 목사들이 이끌어 가는 교회에는 희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이유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그 가장 중요한 원인이 교회나 목사의 사명 의식의 실종, 그래서 본질에서 떠난 삶과 사역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회 지도자들의 빗나간 관심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에, 영적 문제가 아니라 세속적 욕심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의 우리 한국교회의 중요 관심과 지향하는 목표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작금에 여러 매체를 통하여 현실 문제에 대한 타개책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사회과학적 접근에 그치고 본질적 접근을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아둘람의 집의 독대와 환대에 참석하면서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가 먼저 이 독대와 환대라는 생각을 합니다. 교회와 교인들이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과의 진지한 독대로 진정한 영적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교회가 독대의 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하나님과의 영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철저한 영적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인간들의 자기 목적을 위한 또 하나의 사회단체로 머무르고, 예배가 또 하나의 종교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과의 진정한 독대, 하나님과의 진지한 만남으로 영적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서 교회가 이 땅에 길 잃고 헤매는 수많은 이웃들을 환대하여 회복하게 하고 또 독대의 공간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독대와 환대의 공동체로 회복되는 것이 우리 시대 교회의 존재 방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만규 목사

<신양교회 원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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