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라는 책은 김성호 교수님이 50일간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 과정을 관찰한 기록입니다. 이 새들은 알을 부화하기 전 고목을 쪼아 둥지를 만듭니다. 암수 교대로 하루 두세 시간씩 1초에 20번 넘게 나무를 쪼아 둥지를 만들고, 새끼들이 편히 드나들도록 둥지 입구를 매끈하게 다듬어 놓습니다. 둥지 완성 12일째, 암컷이 알을 낳으면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습니다. 이때 자신의 털이 알에 체온 전달을 방해할까 봐 앞가슴 털을 스스로 뽑는 헌신을 보입니다. 24일째, 새끼가 부화하자 엄마, 아빠 새는 1, 2분 간격으로 바쁘게 먹이를 나르고, 새끼 분비물은 천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멀리 버립니다. 어느 날부터 새끼들에게 굶기기와 독립 연습을 시키는데, 이는 임박한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새끼들이 날 수 있게 되면 둥지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새끼 두 마리가 둥지를 떠난 어느 날, 부모 새는 새끼들이 사라진 것을 모른 채 먹이를 물고 돌아왔습니다. 새끼가 보이지 않자 네 시간 동안 먹이를 먹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애타게 새끼들을 찾아다닙니다. 결국, 새끼들이 떠났음을 깨닫고서야 이들 부부 새는 둥지를 떠납니다.
이는 단지 새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부모들의 이야기와 다름없습니다. 이러한 사랑을 자녀에게 주고 싶었던 마노아 부부가 있었지만, 이들은 불임으로 자녀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여호와의 사자가 나타나 마노아 부부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예고합니다. 이때 마노아 부부가 사자에게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 합니까?” “그에게 어떻게 행하리이까?”와 같은 자녀 양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가치와 영적인 방향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어느 학교, 어느 학원, 어떤 직장에 가면 행복할까?”와 같이 부수적인 질문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자녀를 우리의 뜻대로 세속적인 성공의 틀 안에 가두려는 질문을 먼저 던지곤 합니다. 하지만 마노아 부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신앙을 우선으로 자녀를 양육하겠다는 확고한 믿음과 의지를 다졌고 그 믿음 위에 약속의 용사 삼손이 태어납니다.
마노아 부부가 특별히 중요하게 여겼던 ‘우리’라는 단어는 여호와의 사자와의 대화 속에 무려 10번이나 등장하며, 오늘날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그들이 말한 ‘우리’는 단순히 가족 공동체를 넘어, 더 넓은 민족 공동체와 나아가 인류라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이 가족과 민족, 그리고 인류를 구원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디아코니아 또한 ‘우리’라는 개념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는 일이며, 우리는 바로 그 일을 이루어 가는 주체들입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