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리미학교는 서서평 선교사님의 삶을 본받아, 성공이 아닌 섬김을 실천하는 인재를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2022년 제1회 졸업식 단체사진.
조선의 아픔을 등에 업고 작은 예수로 살아간 푸른 눈의 선교사, 서서평(E. J. Shepping, 1880-1934)의 삶은 드리미중고등학교의 표상이다.
“Not Success But Service”(NSBS)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드리미중고등학교 현관에 크게 쓰여 있는 문구다. 서서평 선교사의 침대 머리맡에 적혀 있었던 말이다. 서서평 선교사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복음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한국에 와서 일생을 마감한 의료 선교사이다.
나환자와 걸인, 무지하고 힘없는 여성들의 어머니 서서평 선교사.
이일학교(한일장신대학교 전신),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 여전도회연합회 등을 창설해 여성운동과 간호 분야에 힘쓰셨다. 또 고아 14명을 자녀 삼고, 오갈 곳 없는 과부 38명과 한집에 머물렀다.
54세의 나이에 영양실조로 병을 얻어 죽게 되었을 때, 그분에게 남아있던 것은 담요 반 장, 강냉이가루 두 홉, 동전 일곱 개가 전부였다.
성장기에 상처 많았던 그녀가 낯선 조선 땅에서 상한 영혼들을 치유하며 살아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뜨거움, 일에 대한 치열함으로 가득했던 생애는 나를 숙연하게 한다.
서서평 선교사님 앞에 서면 나는 항상 부끄럽다. 저택과 고급 승용차, 넘치는 풍요 속에 살고 있음이 부끄럽다. 더 나누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온다.
드리미학교는 장차 어떤 직업을 갖든지 서서평 선교사님을 본받아,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학생들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예수님께서도 “나는 섬기러 왔다”고 하셨고, “무릇 높아지고자 하는 자는 낮아지리라”고 말씀하셨다. 섬김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교 이사장인 나부터 섬기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돈 많은 이사장이 잘할 수 있는 섬김은 결국 돈으로 섬기는 것이다.
드리미학교는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학부모가 각자의 경제 사정에 맞게 학기마다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한다.
그 기준은 다섯 단계로 나뉜다.
1. 수업료(O), 기숙사비(O)
2. 수업료(50%), 기숙사비(O)
3. 수업료(X), 기숙사비(O)
4. 수업료(X), 기숙사비(X)
5. 학생에게 용돈 지급
자율에 맡겼지만, 절반 정도는 납입을 한다. 못 내는 학부모는 형편이 나아지면 반드시 내겠다고, 졸업 후에라도 몇 배로 갚겠다는 다짐의 긴 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드리미학교는 매년 수 억원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나중에는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섬기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교회는 공동체다. 이상적인 신앙공동체는 경제공동체이며 동시에 교육공동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도행전에는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다 놓고 내 것을 내 것이라 하는 자가 없이 필요에 따라 나누는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아름다운 경제공동체 얘기가 나온다.
공산주의자들이 유무상통을 실현해 보려고 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은 변명의 여지 없이 실패했다. 아직도 공산사회주의로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능이 낮거나 양심이 나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정통 교단은 시도하는 것도 포기하고 있다. 사이비 이단들은 시도하긴 하지만, 결국에는 교주가 다 가져간다. 그렇다면 성경적 유무상통과 공산주의는 무엇이 다른가?
나의 오랜 고민은 내가 부자가 된 다음에 풀어졌다. 문제의 답은 누가 주도했는가에 있다.
공산주의는 없는 자, 즉 노동자와 농민이 주도했다. 부자들의 것을 탈취해서 나누자고 했다. 성경적이지 않다. 공산주의자들은 빈민화 전략을 쓴다. 가난한 사람들이 포퓰리즘에 쉽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유무상통은 부자들이 주도해서 스스로 내놓았다.
그렇다면 공동체 안에서 유무상통을 주도할 사람은 부자들, 곧 나 같은 사람임이 깨달아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과 유무상통의 모범을 보이고, 우리 학생들의 인생 전체에 성경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삶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 기도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함으로 하는 기도다.
유무상통에 관한 나의 소신을 이야기하면, “그럼 회장님과 제가 전대(지갑) 하나만 놓고 같이 쓰는 것인가요?”라고 묻는다. 나는 “그렇습니다”라고 확실하게 대답한다. 못 믿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너무 좋아한다. 나는 유무상통을 이미 시작했지만, 당장에 모든 사람과 실시하기에는 내가 가진 돈이 좀 부족하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한다.
앞서 말했듯, 지금은 우선 한 달에 5만 원만 있으면 하루에 한 끼를 배불리 먹고, 학교에 다니며, 성경을 배울 수 있는 아이들과 유무상통하고 있다. 매달 5천만 원을 한국컴패션을 통해 어린이 1천 명에게 지급하고 있다. 내 월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애터미 법인은 1만 명, 매년 6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혹시 지금 한 달에 5만 원이 없어서 밥을 굶고 있다면, 당장 나와 유무상통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 모두 밝게 웃는다.

애터미 회장 박한길 장로는 성경에서 얻은 지혜로 부(富)를 이루고, 이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자 한다. 드리미선교재단을 세워 천안 드리미고등학교를 운영 중이며, 해외에 100개 기독교학교 설립계획을 세우고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에서 실행해 나가고 있다. 애터미는 26개 해외 법인과 60개국 판매물류시스템을 보유하고 창업 10년 만에 연 매출 1조 원, 지난해엔 2조6천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국내 1위인 나눔의 명가다. /편집자 주


